[생각이 자라는 NIE] <7> 동광초등학교 3학년 1반

아이들이 신문을 읽으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어른들은 그날그날의 정보를 찾기 위해 신문을 펼치지만, 아이들에게는 그 외에도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아직 모르는 단어가 많은 나이에 새로운 말을 접하고, 탐색을 통해 자연스레 그 뜻을 알아가는 것도 그중 하나다.

스스로 찾는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은 기억에도 오랫동안 남는다. 시켜서 하는 공부나 벼락치기 시험공부는 며칠 지나지 않아 대부분 잊게 되지만,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로 자신의 의지로 받아들인 지식은 장기기억 속에 저장돼 평생을 간다는 것이다.

24일 동광초등학교(교장 김중화) 2개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열린 제민일보의 신문활용교육(NIE, Newspaper In Education) 중 첫 시간이 열린 3학년 1반 학생들의 표정엔 즐거움이 묻어난다.

시작은 신문에서 자신의 관심을 끄는 기사를 찾아내는 것이다. '장애인 선수 어디로…' '제주마을 문화를 입다' '시나브로 겨울로 가는 전농로' 등 아이들은 제각각 입맛에 맞는 기사를 고르고 읽어나간다. '한미FTA 제주 "득보다 실 많다"'처럼 어려운 주제를 고른 친구도 있다.

온통 모르는 말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이런 뜻이겠지' 짐작하고 읽기를 계속한다.

기사를 다 읽고난 뒤 사전과 인터넷으로 실제 뜻을 찾아보면 잘 연결이 되지 않았던 부분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처음과 끝을 이어가다 보면 전체 내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기사를 이해한 후에는 내용을 요약해 한 두 문장으로 정리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기사를 읽을 때 밑줄 친 부분을 중심으로 하나의 완성된 문장을 만들어 나가는 방법이다.

해답은 기사의 첫 문장에 이미 나와 있다. 기사의 핵심내용이 정리된 첫 문장(리드)과 자신의 요약을 비교해보며 글 전체를 아우르는 능력을 익히게 된다.

이날 교육에서는 새로운 글쓰기 방법도 소개됐다. 강은미 NIE강사(제주대 평생교육원)는 지난 교육시간에서 기사의 핵심 단어를 골라내 이를 이어 문장을 구성하거나 기사 속 재료를 활용한 '신문일기' 등의 글 쓰기 방법을 소개한데 이어,  이번에는 '이어 쓰기'를 지도했다.

글을 쓰려고 해도 '무엇부터 어떻게 써야하나' 감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인 까닭에 약속이나 한 듯 시선을 고정한다.

가을을 넘어 겨울을 향해가는 제주시 전농로의 표정을 담은 사진뉴스가 소재가 됐다.

'11월의 막바지를 달리고 있는 23일 제주시 전농로 도로변 벚나무가 노랗고 빨갛게 물들면서 가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전하고 있다'라는 첫 문장을 그대로 쓰고, 그 뒤는 상상력으로 채웠다.

"어제 한라산에 첫 눈이 내렸다고 해요. 겨울로 들어서고 있는 요즘, 여러분과 여러분 주변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상상해 보세요"라는 강사의 말에 아이들은 곧 생각에 잠긴다.

아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점점 잎들이 떨어지 시작한다. 눈이 많이 내리면 눈길 교통사고도 잦을텐데 벌써 걱정이다. 이번 겨울은 열배 더 조심해야겠다' 등 나름대로 틀이 잡힌 글들을 쉽게쉽게 써내려간다.

이선영 담임교사(33)는 "학생들에게 인위적으로 지식을 주입시키는 것은 창의력에 치명타라고 생각해 놀이처럼 할 수 있는 NIE교육에 평소 관심을 가져왔다"며 "놀이 위주의 학습, 경험 위주의 학습을 통해 좀 더 오래 기억에 남기고 논리력과 창의력을 동시에 계발할 수 있어 좋은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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