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멸 감독 인터뷰

▲ 오멸 감독
제주 현대사의 큰 상처 4·3을 영화로 다루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제주 독립 영화의 산 증인인 오 멸 감독(사진)에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오 감독에게는 영화를 찍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힘든 도전이다. 4·3을 겪은 세대가 아니다보니 혹시 유족들을 두 번 아프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는 오 감독은 "하지만 올해부터 계속 경률이형의 혼이 옆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의 넋을 품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며 고인의 이름을 총 제작자에 올려놨다.

고인은 물론 2005년 제주 최초의 4·3 장편영화 '끝나지 않은 세월'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난 고 김경률 감독이다. 오 감독은 '꿀꿀꿀'을 통해 그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방식은 달랐다. 김 감독이 4·3이라는 역사적 상처를 드러내는데 집중했다면, 오 감독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들이닥친 풍파의 단면을 보여주며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오 감독은 "시대의 한 부분, 주변의 이야기들을 통해 당시 제주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올곧게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등장인물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면에서 한 발 벗어나 인간적 시선으로 그릴 생각"이라며 "'끝나지 않은 세월'의 두 번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비교는 하지 말아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오 감독은 또 "서울보다 우선 제주에서 독립영화 성공의 상징적 수치인 관객 1만명 동원이 목표"라며 "지난 세 작품이 들숨이었다면, 이번에는 내쉴 차례"라며 '뭔가 보여주겠다'는 의욕과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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