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해안절경과 함께 아늑한 해안마을의 정취가 느껴지는 남원읍 위미리∼하례리 바닷가.

 산과 바다가 엮어놓은 아름다움에 취한 탓일까.

 모처럼 찾아온 겨울 추위도 이곳에서는 힘을 못쓴 채 포근한 날씨로 변해있다.

 남원리 큰엉에서 비롯된 해안절경은 위미리로 들어서며 포근한 해안마을의 정취와 함께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남원리를 지나 위미3리에서 하례리까지 해안은 곳곳이 기암절경을 이루는가 하면 따뜻한 기후탓에 여러종류의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용암이 바다로 흐르다 용트림하듯 굳어버린 해안은 여러 얘기를 담은 전설께나 품을 듯하다.

 바닷가로 길게 펼쳐진 바위들을 일컫는 위미2리 ‘벌러니코지’에는 지금도 승천하지 못한 용에 관한 전설이 내려온다.

 이 마을 세도가가 일본인의 꾐에 빠져 마을 기운을 받치는 바위를 폭파해버렸다는데 나중에 마을사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바위들을 모아 다시 세웠다고 한다.

 여전히 웅장함을 지니고있으나 주변 항구개발과 함께 옛 정취를 찾기는 힘들다.

 이와함께 작은 용을 닮았다는 위미1리 ‘소룡곶’을 비롯한 곶과 여도 잘 발달된 곳이다.

 넓은 빌레를 뜻하는 ‘넙빌레’와 소라산란 장소인 ‘생갱이여’,기우제를 지내는 ‘신우지코지’,‘발벋은여’,‘자진여’ 등 위미∼하례리 곳곳은 여와 빌레를 만날 수 있다.

 바닷가 곳곳에서는 용천수도 풍부해 여름철 더위를 식히고 해산물 생산에도 도움을 주고있다.

 특히,이 일대는 따뜻한 날씨로 인해 바닷가 주위에는 아왜나무와 소나무,보리수나무,동백나무,구실잣밤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며 아늑하고 포근한 정취를 더하고 있다.

 매서운 바닷바람과 겨울추위를 견뎌내야하는 산북지역에서는 좀처럼 보기힘든 모습이다.

 구실잣밤나무가 군락을 이룬 돌무더기를 뜻하는 ‘조배머들’을 비롯,동백나무숲인‘버둑할망돔박숲’,‘아왜남골’,‘볼래남골’ 등 이 일대에서 자라는 나무들과 관련된 지명이 지금도 쓰이고있다.

 이밖에 하례2리 황개 해안가와 위미1리 소롱곶 안쪽 암반지대에서는 자연지형을 이용한 소금밭 흔적을 찾을 수 있으며 어로시설인 원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위미리를 비롯,신례리와 하례리 모두 해안수심은 깊은 편이어서 항·포구로도 많이 이용됐다.

 산남 제일의 자연포구인 위미1·2리 앞개는 수심이 깊고 넓어서 일제때는 제주-오사카를 오가는 정기여객선이 기항하기도 했으며 지금은 동중국해 출어선을 위한 거점항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밖에 위미1리 조랑개와 위미3리 태우개,하례1리 전세포 등 크고 작은 마을 포구들이 남아있다.하지만 위미항을 비롯 마을 포구들은 잇딴 확장공사로 예전의 아름답던 모습을 잃고 있는데다 주변 해안바위와 조간대에도 영향을 주고있어 아쉬움을 준다.

 또 위미리∼신례리에 이르는 바닷가는 마을길 포장을 위해 곳곳이 매립된 상태로 옛날 바닷가 모습을 찾기는 힘들다.

 여기에다 일부 주민들이 버린 폐기물과 건축행위들도 잇따라 바다오염과 환경파괴가 늘고있다.

 남군은 2005년이후 남원 신성동에서 위미 대원상동까지 4.7km에 이르는 해안도로를 개설할 계획에 있어 전설과정에서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각종 나무 군락과 전설을 간직한 해안 절경의 파괴도 우려된다.<글=김효철 기자·사진=김영학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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