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고 관악단 창단 멤버 이차석씨
15일 클라리넷 연주 선사 '감동'
원로 관악인 '한자리' 무대 인사

▲ 15일 오후8시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에서 열린 2012제주국제관악제 ‘환영의 밤’에서 오현고 출신의 원로 관악인들이 무대에 올라, 관악 60년사의 감동을 선사했다. 사진=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 제공.
전쟁이란 홍역을 치르며 평화의 바람으로 악기를 들었던 까까머리 고등학생이 60년 세월을 머금었다. 머리엔 서리가 희끗희끗 내려앉았지만 열정적이었던 그 때를 기억하며 악기를 두 손에서 놓지 않은 '관악의 산 증인'이다.  

15일 오후 8시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에서 열린 2012제주국제관악제 '환영의 밤' 무대 위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동의 무대가 사람들을 숨죽이게 했다.

▲ 이차석
오현고 관악대 창단 멤버로 60년 이상을 관악의 길에 동행하고 있는 이차석씨(75세)의 클라리넷 연주다.

2012 제주국제관악제에서 제주 관악 60년사를 조명하며 '그 때의 역사'를 되새기는 자리로 이 씨를 관악제 무대 위로 초대한 것.

서울로 대학 진학을 한 후 이씨에게 제주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경찰군악대에서왕성한 활동을 한 터라 프로임을 자신하지만 '관악의 원로'로 후배들을 만날 생각에 "'달달달' 떨린다"며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무대 위 연주된 곡은 비틀즈의 'Hey Jude(헤이 주드)'. 끊어질 듯 이어지는 선율에 박수와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퇴직 후에도 1주일에 10번 이상을 클라리넷 연주 봉사활동을 해왔던 탓에 "숨이 벅차지 않을까"라는 주변의 걱정은 괜한 것이었다.

클라리넷 연주는 3분, 짧은 무대였다. 하지만 그 의미는 단순 연주를 넘어 제주 관악의 맥으로 또 제주국제관악제 역사의 하나로 영원토록 기억될 것이다.

이 씨는 "처음에 악기는 잡았지만 '선생님'이 없어 모슬포에 있는 제1훈련소에 있는 관악대에 찾아갔던 기억이 난다"며 "지금 후배들은 나은 환경에 있는 만큼 실력 쌓기에 더 노력했으면 한다"고 원로 관악인으로서의 당부를 잊지 않았다.

한편 이날 무대에는 이 씨외에도 오현고 창단 멤버인 김승택(2회)·박창표(5회)·고경화(5회)·이상수(3회)·김광윤(4회)·이봉주(6회)씨와 함께 '제주 관악의 스승' 고봉식씨가 함께 자리하며 감동을 더했다. 고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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