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 태풍이 각각 진로에 영향을 주는 후지와라 효과

제14호 태풍 '덴빈(TEMBIN')은 제15호 태풍 '볼라벤(BOLAVEN)' 이후 43시간 이내 연이어 남해안으로 상륙,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최초의 태풍으로 기록됐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덴빈은 지난 8월 19일 오전 9시께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먼저 발생, 대만 부근에 머물다 다음날인 8월20일 오후 3시께 괌 북서쪽 해상에서 발생해 서해상으로 북상한 볼라벤을 뒤따라 한반도로 이동했다.

이는 두개의 태풍이 일정 거리 이내로 인접함에 따라 물리적으로 상호 작용하면서 각각의 태풍 진로와 발달에 영향을 주는 현상인 '후지와라 효과'에 의한 것으로 덴빈의 이동 진로는 'α(알파) 형태'의 이례적인 이동 경로를 보였다.
 
덴빈은 육상을 지나는 동안 태풍 진행방향의 왼쪽 반원에 속하는 충청도와 전라도에 많은 비를 뿌렸고, 오른쪽 반원에 속하는 남부 지방은 강한 바람이 불었다.
 
한편 이번 제14호와 제15호 태풍과 같이 후지와라 효과로 한반도에 영향을 준 비슷한 태풍은 지난 1972년 서해상으로 북상해 7월25일부터 27일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준 제7호 태풍 '리타(RITA)'와 동해상으로 이동해 7월23일부터 25일까지 영향을 준 제9호 태풍 '테스(TESS)'가 있지만, 이 두 태풍의 공식적인 한반도 상륙 시간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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