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9시가 되면 제주경찰서 뒤쪽에 자리잡은 제주시노인복지회관에 할아버지·할머니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평일에도 복지시설을 이용하려는 할아버지·할머니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나 토요일은 평일과는 조금 다르다.

 농촌을 사랑하는 주부들의 모임 제주시지회(회장 현금선) 회원들이 손수 만든 국수와 간단한 음료수·과일등을 복지시설을 찾는 노인들에게 대접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농촌을 사랑하는 주부들의 모임 제주시지회 회원들의 국수 대접이 처음 시작된 것은 지난 97년이다.

 회원들은 4개조로 나뉘어 1개월에 1회꼴로 시노인복지회관을 찾아 국수를 대접한다.

 아침 일찍 시장을 봐야 하고 100여명의 국수를 준비하느라 분주하지만 이들은 힘들거나 짜증스런 표정없이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해 정성껏 음식을 장만한다.

 현금선 회장은 “비록 한끼니의 국수지만 노인들이 국수를 드신후 잘 먹었다고 하시는 말씀에 회원들이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며 “한일도 많지 않은데 언론에 소개되는 것이 창피하다”며 겸손해 했다.

 농촌을 사랑하는 주부들의 모임 제주시지회가 처음 결성된 것은 지난 94년 3월.제주시농협 주부회원 12명이 경남 창녕 소재 농협교육원에서 연수를 받은후 농협을 위해 봉사활동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결성됐다.

 이때는 회원자격을 만 45세까지로 제한하고 명칭도 ‘젊은 농가 주부 모임’이었다.98년 현재의 명칭으로 바뀌면서 나이제한을 없애고 농협 회원이 아니더라도 회원 가입을 받았다.

 이렇게 해서 늘어난 회원은 35명에 이르고 회원의 나이도 30대 초반에서 50대 후반까지 다양화됐다.

 이들이 가장 역점을 두는 활동은 노인복지활동이다.

 시노인복지회관에서의 국수 대접외에도 매년 1회 혼자사는 노인 20∼24명을 선정해 제주도내 효도관광을 실시하고 있다.지난 96년부터 동짓날에는 제주양로원을 방문,팥죽을 쒀 드리며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건강하게 사실 것을 기원한다.

 또 99년부터는 제주시에서 선정한 홀로사는 노인 5명 가량에게 쌀이나 소고기 또는 회원들이 직접 담근 김치를 전해 드리며 잠시나마 외로움을 잊고 사회의 온정이 살아 있음을 전하고 있다.

 이외에도 수학능력시험 때는 새벽부터 고사장 입구에서 무료음료봉사 활동을 통해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전한다.98년부터 추석이나 설 때 공항에 나가 귀성객 환영행사를 통해 환영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달라는 취지에서 감귤을 나눠주고 있다.

 또 환경보호캠페인이나 농촌일손돕기,1회용품 사용자제,경조사때 겹부조 안하기,자동차 10부제 참여,거리교통질서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이 단체의 장희순 여성복지과장은 “회원들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봉사활동 때마다 열심히 참가하고 있다”며 “봉사활동을 통해 삶의 의욕을 가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김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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