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멸 감독 20일 기자간담회
제주 개봉위한 도민 관심 절실

▲ 영화 ‘지슬’제작사인 자파리필름이 20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고혁진 PD, 오멸 감독, 배우 문석범·김동호·양정원씨
"영화 '지슬'이 60년 넘게 가슴에 맺혔던 도민들의 한을 바라보고 치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4관왕을 휩쓸며 지역영화의 가능성을 확인했던 제주4·3영화 '지슬'의 오 멸 감독이 20일 간드락 소극장에서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 감독은 "4·3이 섬 밖에서는 잊혀버릴 수 있는 역사로, 영화를 통해 외국인들까지도 4·3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현했다"며 "4·3을 토론의 장으로 끌어올리는 촉발제가 되길 바란다"고 영화가 주는 진정성의 의미를 되짚었다.

하지만 오 감독은 4관왕 수상에도 기뻐할 수 만은 없었다. 이유는 개봉 상영관 문제로, 오 감독이 영화 제작 처음부터 꿈꿨던 '제주 첫 개봉'이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형 극장에서의 개봉은 홍보비 등으로 엄두도 못 낼뿐더러 그나마 가능성이 엿보이는 상영관은 상영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는 등 현실이 녹록치가 않다. 제주도민 앞에서 4·3 영화를 제일 먼저 펼쳐 보이고 싶었던 마음이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행정의 관심과 지원은 물론 제주도민 전반의 움직임이 중요하게 작용될 전망이다. 개봉관을 빌리는 형태의 도민 모금운동은 물론 영화 개봉에 대한 다양한 방법들을 논의하는 자리 마련이 이뤄져야 할 때다.

오 감독은 "영화를 도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보여주는 방식을 고민할 것"이라며 "4·3주간 내 제주 개봉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힘들더라도 꼭 이뤄내고 싶다"고 밝혔다.

또 "4관왕 수상은 영화 '지슬'이 완성을 위한 한 과정"이라며 "영화의 완성은 제주도민 앞에 선보일 수 있는 그 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화제작사 자파리필름은 영화 개봉을 위한 서포터즈를 결성해 방식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고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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