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서 요구 잇따라
'공동체 상영' 형태로 추진
이달 말 시카고대서 상영

▲ 최근 미국·일본 등에 거주하는 교민들과 현지인들의 '지슬' 상영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지슬' 촬영 현장. 사진=제민일보DB
제주 4·3을 다룬 영화 '지슬'(감독 오 멸)이 해외 현지서 관객들을 만난다. 해외 국제영화제 스크린을 통해서가 아닌 일반 관객 대상의 상영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까지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영화 해외 배급을 담당하고 있는 인디스토리에 따르면 최근 미국·일본 등에 거주하는 교민들과 현지인들의 '지슬' 상영을 요구하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재일제주인들이 많이 모여살고 있는 일본 오사카에서는 교민이 아닌 현지인의 상영 요청 문의가 있었다. 오사카에 거주하는 재일제주인 1세대 대부분이 4·3의 화를 피해 바다를 건넜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특별 상영'을 통해 이들의 상흔을 치유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번 특별 상영이 성사될 경우, 영화가 현지인들뿐만 아니라 제주4·3을 잘 알지 못하는 재일제주인 2~3세에게도 4·3을 알리는 가교역할을 할 전망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단체·기관 등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공동체 상영'이 추진된다.
 
'지슬'이 지난 1월 말 미국 선댄스 영화제 '월드시네마 극영화 경쟁 부문' 최고상 '심사위원 대상'에 수상하는 등 현지에서 입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실제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이들 또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말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예정된 상영이 그 처음이다. '냉전'을 주제로 한 컨퍼런스에서 영화 '지슬'이 그 중심에 서게 됐다. 역사 관련 전문가들과 대학생들이 모여 영화를 관람한 뒤에는 오 멸 감독의 특별 강연도 예정돼 있다. 
 
인디스토리 관계자는 "영화의 해외 상영을 요구하는 문의가 많다. 다만 현재는 다수의 해외 영화제 때문에 일정을 확정할 수 없다"며 "미국·일본 등에 살고 있는 교민들의 상영 요구가 아무래도 많은 편"이라고 밝혔다. 고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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