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서식 면적 감소…태풍으로 고사 급증
산림청, 광령 10㏊ 등 소멸위험지 우선복원 추진

▲ 한라산 구상나무가 기후변화와 태풍내습 등으로 빠르게 고사하면서 멸종위기에 처해 산림청이 복원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최근 촬영한 한라산 구상나무 자생지.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교란과 태풍 등의 재해로 한라산 구상나무가 빠르게 고사하면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림청이 구상나무 복원에 나서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도와 산림청 등에 따르면 한라산 구상나무는 해발 1300~1800m 사이 52곳에 7.9㎢규모로 분포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생군락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한라산 구상나무는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자생면적이 빠르게 감소해 올해초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으로부터 '위험에 처한 적색목록'에서 2단계(전체 6등급)로 '멸종위기등급'으로 상향조정되기도 했다.
 
더구나 지난해 '볼라벤' 등 태풍 4개가 잇따라 제주에 내습하는 등 재해까지 겹치면서 고사하는 구상나무가 예년보다 2~3배 많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재해 뿐만아니라 조릿대 등 다른 종이 급속도로 번식해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어린나무들이 자라지 못하는 것도 주된 이유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지난 2009년 해발고도 1641~1656m사이에 1만㎡ 규모로 3곳의 조사구를 설치해 구상나무 등 고산식물 분포를 연구하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 영실조사구는 799그루의 구상나무가 생존한 반면 10%인 190그루가 고사했다. 방아오름조사구는 568그루가 생존중이지만 6.9%인 123그루는 말라죽었고, 진달래밭조사구에서는 1383그루가 생존하고 있고 14%인 324그루는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은 애월읍 광령리 산 183번지 일대 한라산 구상나무 10㏊ 서식지와 주목(고산지대 서식하는 상록관목 종류) 7㏊ 등을 비롯해 전국 13곳의 기후변화 취약종 '소멸위험지'에 대해 우선 복원할 계획이다.
 
산림청은 구상나무와 주목 등의 종자를 채취해 묘목을 확보하는 등 복원작업에 착수했으며, 체계적인 복원을 위해 추가로 종자확보를 추진한다. 김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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