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로 지방선거와 국회 일정까지 잠정적으로 중단된 가운데 제주도교육감선거에 나선 보수성향의 후보들이 단일화에 합의했다.

'제주 올바른 교육감 후보추대협의회'가 지난 17일 마련한 간담회에서 강경찬·고창근·김희열·양창식·윤두호 예비후보는 단일화 합의서에 서명하고 이들 중 한 명을 뽑는데 동의했다.

이들은 오는 25일까지 단일화 후보를 확정하되 방식은 추후 각 후보들이 지정한 대리인들끼지 협의해 결정키로 했다. 지난달 11일 일부 예비후보가 예비경선을 통해 상위권 2명 정도를 골라 선거를 치르자고 제안한지 한 달여만에 후보단일화가 가시권에 든 셈이다.

이에 따라 계획대로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단일화 불참을 선언한 김익수 예비후보와 아예 대상에서 배제한 이석문 예비후보 등 3자 대결로 교육감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감선거가 도지사선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진데다 후보들마저 난립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예비후보들이 선거운동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정은 충분히 이해할만 하다.

하지만 단일화에 합의한 이들 예비후보가 어떤 기준으로 보수·진보 후보를 갈랐고 어떤 기준을 가지고 단일화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정책이나 공약 등에 대한 차별성보다는 단지 전교조 출신은 진보, 교장 출신이거나 전·현직 교수 등 기득권층에 속한 자신들은 보수로 구분해놓은 다음 유권자들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인상이 짙다.

또 단일화 과정에서 후보간 물밑 거래가 이뤄지는 등 향후 법적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전혀 없지 않은 것으로 우려된다. 이밖에 보수 성향의 후보 단일화가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따라서 보수 진영에서는 후보 단일화 과정은 물론 결과를 두고도 잡음이 나오지 않도록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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