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 이후 닷새째 국민 모두가 눈물을 쏟고 있다. 전 국민이 실종자의 무사생환을 기원하고, 합동구조팀이 한명의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실종자 수색에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사망자가 늘때마다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종자의 무사생환을 기원했던 많은 국민들은 사망자가 늘때마다 죄책감에 빠져 있다.

제주도민들의 비통함도 다르지 않다. 더욱이 제주는 경기도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단 등을 실은 사고 여객선의 도착지였기에 도민사회가 슬픔에 빠졌다. 슬픔이 더하기에 도민들은 예정됐던 행사를 취소·축소하거나 연기했지만 비통함을 다 털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도민들은 실종자들이 살아 있을 것이란 믿음을 잃지 않고 무사생환을 바라는 촛불을 밝혔고, 사고를 당한 단원고 또래의 제주여상·세화고 학생들은 구호품 지원 모금에 나서고 있다.

무고한 생명을 빼앗은 여객선 침몰사고 원인이 기본적인 것을 지키지 않는 안전불감증으로 드러나면서 '예견된 비극'이라는 질책도 쏟아지고 있다. 검·경 합동 중간수사 발표 결과 경력 1년차 신참 3등 항해사가 조류가 거센 항로에서 첫 조타지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승객을 버린 채 먼저 탈출한 선장·선원의 위법행위, 선사측의 노후 선박 증축 및 소홀한 안전훈련·교육, 정부의 허술한 안전점검 등 기본적인 '룰'이 작동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기본이 지켜지지 않은 여객선 침몰사고는 제주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이다. 제주 역시 추자·우도·가파도·마라도·비양도 방문을 도항선에 전적으로 의존하기에 재난대응체계가 실전에서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지난해말 마라도 유람선만 해도 승객을 다른 선박으로 무사히 이송했지만 선착장 접안중 기관고장을 일으켰다. 본섬과 부속섬을 연결하는 선박의 안전성 검사 및 선원 직업윤리 강화, 신속·효과적 초동 대응을 갖추는 일을 게을리 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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