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후보 파워인터뷰] 새누리당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지 8년째를 맞고 있다. 전반적인 평가를 내려달라. 그리고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고, 해법은 무엇인지.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4000건에 가까운 중앙정부 권한과 사무가 제주도로 이양됐다. 하지만 실질적 권한은 이양되지 않았다.
 
제주의 실질적인 권한과 내부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치의 내용을 채우는데 있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분권과 자치를 어떻게 한 단계 진전시킬지 등 중요한 과제들이 많다.
 
중앙정부와 당당하고 깐깐할 정도의 거친 협상을 해야 한다. 도지사부터 다음 선거를 의식하지 않는 행보가 필요하다. 다음 선거를 의식한 예산, 인사, 조직운영, 주민접촉 등을 완전히 없애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활동에 매진해야 한다. 그 중심에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
 
△올해 4·3이 국가추념일로 지정돼 4·3 완전한 해결을 위한 초석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4·3 완전 해결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4·3평화공원 조성 3단계 사업을 당초대로 복원해 추진하겠다. 120억원이 아니라 401억원의 국비를 확보해 복합문화시설 및 4·3치유센터, 4·3올레길을 조성하겠다.
 
유해발굴사업 등은 유족들이 동의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유족에 대한 보상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문제 등에 대해 진지하고 구체적인 대화를 계속 진행 중에 있다.
 
4·3특별법은 생색이 아니라 정부의 의무이다. 법이 정한 사업이 법대로 추진되지 않는 것은 비정상이다. 이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겠다. 4·3특별법이 규정한 모든 사업을 법대로 정상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제주경제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가. 제주경제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방안은 무엇인가.
 
=제주가 갖고 있는 가치를 키움으로써 경제규모를 확대하겠다. 용암해수, 공항 인프라 확충, 크루즈산업 육성, 풍력자원 개발,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 전환, 차세대 항노화산업 발굴, 생물. 바이오산업의 허브 육성 등을 통해 경제 규모를 키우겠다.
 
이 과정에서 친환경적이고 미래첨단적인 기술을 접목, 제주의 잠재력을 끌어내 산업자본 및 금융자본과 융합시켜 새로운 성장을 일으키고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
 
아울러 도민 기반산업인 농·수·축 1차 산업을 생산·가공·유통·판매와 결합시킨 6차 산업으로 고도화하고, 관광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개발 등으로 내일의 제주를 먹여 살릴 새로운 먹을거리를 개발하겠다.
 
△도내 1차 산업에 피해를 주는 FTA가 잇따라 체결 중이다. 여기에 한·중 FTA 협상이 진행 중으로 제주농업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해법을 제시한다면.
 
=한·중 FTA는 도민 생존권이 걸린 중대사안이다. 감귤 등 11개 품목 어느 하나라도 양허대상 제외 품목에 배정되지 않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1차 산업을 어떻게 육성하고 또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하는가가 중요하다. 농수축산업을 가공산업, 서비스산업 등과 결합한 6차산업화하고 동시에 제주만의 가치를 살린 명품농업으로 발돋움시켜야 할 것이다.
 
1차 산업의 6차 산업화를 담당할 기금 조성이 우선인다. 재원은 정부 지원을 비롯해 관광과 미래첨단산업 부문, 제주의 공공에서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도민갈등이 여전하다. 해군기지 공사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해군기지와 관련된 정부의 약속들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 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갈등해결 해법과 정부의 약속 이행을 이끌어 낼 방안은 무엇인가.
 
=강정마을 문제는 정책입안과 결정과정에서 주민 참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데서 비롯됐다. 행정편의적인 절차 추진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사실 그동안 제주도가 이 문제를 방관해 온 측면이 있기 때문에 초기 절차의 문제나 제주도의 절차진행이 적정했는지 여부에 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 아무리 시간이 지났지만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그 다음 문제점이 있다면 사과 등 책임지는 부분이 필요하다. 현재 항만공사가 60%대의 공정률을 보이는 상황에서 원천무효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강정의 파괴된 공동체를 복원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마을주민 편에 서면서 동시에 강정과 정부를 중재하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최근 대규모 관광개발이 제2산록도로를 넘어 한라산쪽으로 진행되면서 경관훼손과 난개발 등의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 등 해외자본 유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난개발 방지 방안과 해외자본 유치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지금처럼 손쉬운 부동산투자에 머문다면 양은 채울 수 있지만 제주도는 망가질 수도 있다. 따라서 중국자본을 골라서 받아야 하고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중국자본이 제주에 들어왔을 때 토지의 경우 임대가 가능하면 매각이 아니라 임대에 그쳐야 하고 사업은 합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쉽게 돈을 벌려는 투기자본들이 나가면 더 좋은 자본이 들어온다는 게 저의 생각이다. 당장의 자본유치에 급급해선 안 된다고 본다. 제주도민에게 이익이 돌아가지 않는 투자유치는 무의미하다.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에 대해 거부하다 새누리당 중앙당에 떠밀려 나왔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원하지 않았던 자리에 앉아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책임질 수 있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견해는.
 
=도지사로서의 일, 도민이 부여해준 직위에 대해서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주도민들은 제주사회의 진정한 변화와 시대의 교체를 원하고 있다. 도민 모두가 바라는 변화를 현실로 만들어내겠다. 무엇보다 민생공동체의 갈등을 치유하는 집권 여당 후보로서 진정성을 담아 책임감 있는 모습을 도민들에게 보여드리겠다. 고향 제주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고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
 
△민선5기 우근민 도정이 행정시장을 비롯한 유관기관장에 자신의 선거를 도왔던 인사로 임명해 보은 인사, 측근 인사란 비판을 받았고 도민통합에 악영향을 미쳤다. 정실 인사를 배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데 인사 원칙과 철학은 무엇인가.
 
=선거 때마다 줄세우기,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차원의 공무원 인사, 예산 배정, 일정 배치, 조직 관리 등 잘못된 행태가 반복돼 왔다. 이런 점을 단절시키는 것이 어떤 다른 문제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농정이면 농민과 농민단체, 관광이면 관광업체와 관광종사자들이 전문가, 주무 실국장들과 함께 직접 정책결정의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민관협력의 수평적인 협치를 통해 관료들의 한계를 깨고 도민들의 소외감을 해소시킬 생각이다. 인사도 행정수요자들의 평가를 최우선으로 반영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권력을 나누는 도지사가 되겠다.
 
△중앙 정치권에서만 활동하다가 제주로 내려온 지 몇 개월도 되지 않는다. 제주의 속사정을 가장 깊게 알고 있어야 하는 도지사로서는 큰 약점이 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제주를 떠난 이후 학창시절이건, 정치생활을 하던 때이건 제주의 아들임을 잊은 적이 단 한시도 없었다.
 
정치적 이념과 세대의 차이, 계층과 지역의 이해, 도민과 정착민을 넘어 도민을 통합하고 하나의 제주로 만들 것이다. 우리 공동체의 아픔을 치유하고, 하나로 모으겠다. 우리의 아픔을 진정성 있게 적극적으로 치유해서 우리 모두가 강한 유대감으로,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따뜻한 제주를 만들겠다.
 
△지금까지 후보는 단 한번도 4·3 위령제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물론 4·3위원회 폐지 법안에 서명하는 등 제주 발전을 위해 기여한 것이 있었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제주라는 배경을 가지고 지난 12년간 중앙무대에 도전했었다. 서울 일에 충실히 하는 것이 지역현안에 일일이 참여하거나 제주의 일을 돌아보는 것보다 제주의 힘을 더욱 더 확장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여 자제하기도 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일을 돌아보는 게 부족하지 않았느냐고 한다면 인정한다. 그러나 고향에서 일하려면 고향의 크고 작은 일부터 돌아보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크고 작은 이해관계와 편가르기에 얽매이지 않았고, 선거때마다 저를 끌어들이려는 많은 시도들이 있었지만 저는 세력다툼에 연루되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후보가 제주도지사가 돼야 하는 이유는.
 
=정치적으로 파괴돼 있는 제주공동체를 하나된 제주로 다시 바꿔야 한다. 새누리당을 싫어하시는 분들과도 함께 손을 잡고, 그 분들의 마음을 열고 기대감을 걸 수 있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여야를 뛰어넘는 협치를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제주의 자긍심과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1%의 한계에 도전하는 용기와 변화가 필요하다. 제주의 아이들이 성장해 어른이 되었을 때 출신 지역 인구가 적어서, 경조사를 안 찾아다녀서 선출직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하는 그런 아픔을 겪도록 하지 않겠다. 이 아이들이 기성세대가 되는 그 시대에는 오로지 능력과 성실과 봉사정신만으로 당당히 도의원이 되고, 도지사가 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돼야 한다. 제가 그 시대의 첫 관문을 열겠다. 인터뷰=이창민 기자 사진·정리=김영헌 기자

 

■ 출마의 변

지난 12년 이상의 정치세월을 중앙에서 보냈다. 서울에서 3선 의원을 하고 한나라당의 여러 당직이나 경선에 도전했었다. 그리고 18대 국회를 끝으로 큰 쉼표를 찍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려 했다. 천천히 정치활동을 재개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 이번 지방선거에 뛰어들 생각은 안 하고 있었다. 제주에는 이미 많은 분들이 선거를 준비하고 있었고, 제가 뒤늦게 뛰어들 상황도 아니라고 봤기 때문에 고려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었다.

하지만 2월 들어 당 내부의 상황, 제주도내의 여러 가지 상황들이 급변했다. 저의 인생 멘토들, 어려운 고비를 함께 했던 제 주변의 친구와 조언자들이 창조를 통한 능력의 입증, 스스로 책임지고 경영하는 변화에도 도전할 때가 됐다는 권유를 많이 했다. 만약 이게 외길이고, 이 상황이 운명이라면 받아들여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들이 모아졌다. 저 자신의 마음속에서 가장 컸던 고민은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런 고민을 하느라고 시간이 좀 걸렸다.

제주도에서 태어난 운명을 거부할 수 없는 것처럼, 제주도를 위해서 일하기로 한 이상 제 모든 것을 바쳐서 일 할 것이다. 결심을 한 이상 저의 모든 삶과 영혼을 다 걸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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