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길 잃은 제주관광공사, 탈출구가 없다 3

올해 중국 제외 외국인관광객 유치실적 대폭 감소
수십억 홍보비 집행 불구 '마케팅 능력 부재' 비판 
반성 없이 수익사업에만 눈독…존립 필요성 의문
 
제주관광공사의 주 업무는 국내·외 제주관광 이미지·콘텐츠 홍보다. 하지만 50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데 반해 '실적'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256만명으로, 지난해보다 34.8% 증가했다. 이중 중국인이 87.9% 절대 다수를 이룬데 반해 대부분 국가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의 경우 꾸준한 한류붐과 무사증 입국제도, 가까운 거리 등 외부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만큼 공사의 업적으로 내세우기에는 무리가 있다. 특히 중국에 편중된 제주 관광시장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공사 스스로 내세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실적은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이다. 
 
심지어 올해 제주를 둘러싼 대내·외여건이 좋았다는 점에서 '마케팅 능력 부재'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공사는 자체 분석결과 CNN '아시아 최고 신흥 주말휴양지' 선정 등 인지도 향상 등 대외여건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대내여건도 동남아 직항노선·크루즈 등 접근성 강화, 인천아시안게임 개최 등으로 기대를 모으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중국을 빼면 외래객 '250만명 돌파'라는 자화자찬이 무색할 정도로 처참한 성적표를 거뒀다. 
 
올해 9월까지 일본이 7만6693명으로 지난해보다 24.8% 감소한 것을 비롯해 △홍콩 2만1588명(-30.2%) △대만 2만4865명(-22.2%) △싱가포르 2만716명(-39.0%) △말레이시아 3만1026명(-31.2%) △미국 1만3558명(-18.1%) 등으로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외에 모든 국가에서 '현상 유지'도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현지홍보과 팸투어 등을 진행하면서 번번이 '시장개척' '공략 박차'라는 보도자료를 뿌렸지만 정작 성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세일즈 마케팅의 기본인 '팔 수 있는 여건'은 감안하지 않은 채 '홍보실적'에만 치중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해 해외 마케팅에 들인 48억6000만원이란 막대한 혈세도 낭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올해 해외 고부가 관광콘텐츠 개발과 이미지 홍보예산 12억9500만원과 외래 개별자유여행객 유치마케팅을 위한 7억1500만원 역시 마찬가지다.
 
사정이 이런데도 제주관광공사는 반성은 커녕 돈 되는 '시내 외국인 면세점' 진출에만 매달리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올해 해외 마케팅 예산은 29억3700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39%(19억2300만원) 감액, 의지마저 의심케하고 있다.
 
마케팅 역량 부족과 방만한 경영이 각종 감사에서 숱하게 지적을 받으며 본연의 '역할'보다 '수익'만 바라보는 공사의 필요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김봉철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