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모아 어부 2명이 망망대해 태평양상에서 소형 알루미늄 어선을 탄 채 물고기와 새를 잡아먹고 빗물을 받아마시면서 장장 근 6개월 표류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이들이 표류한 거리는 서사모아 서쪽으로부터 파푸아뉴기니까지 근 4천km. 그러나 이들과 함께 탔던 다른 어부 2명은 표류중에 사망했다.

이들이 입원한 파푸아뉴기니 알로타우 병원의 배리 커비 의사는 12일 라파일리토피(36)와 텔리 파아(27)라는 두 어부가 살아남은 것은 천운이라고 말했다.

커비 의사는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표류중 자주 내린 빗물과 물고기 덕분이며 또한 배에 내려 앉은 새를 잡아 먹이로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표류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20일 서사모아 연안. 물고기를 너무 많이 낚아올린 탓인지 7m 길이의 어선이 바다 속으로 상당히 가라앉았다. 그래서 낚싯줄을 끊고 외부장치 기관 2개도 떼어내 버렸으나 거세게 밀려오는 조류에 힘없이 밀려 대양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들은 마침내 근 6개월만인 지난 6일 파푸아뉴기니 노르만비 섬의 한 주민에구조됐다. 이들은 마지막 남은 조명탄을 발사했으며 천행으로 해변을 거닐던 이 주민이 이를 목격했던 것이다.

커비 의사는 "사모아와 파푸아뉴기니 사이에는 많은 섬들이 있는데 이들이 어떻게 해서 이 섬들을 모두 지나치게 됐는지 알 수 없다. 이들은 피지에 근접했었던 것같으며 갖고 있던 조명탄도 발사했다는데 아무도 그들을 구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들이 선박 수척이 지나가는 것도 목격했으나 구조하러 오지 않았다면서 잘 만들어진 어선이 이들의 생명을 구한 일등공신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생존자중 1명은 발견 당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쇠약했으나 다른 1명은 비교적건강해 부축을 받으면서 걸을 수 있었다.

커비 의사는 이들이 심한 햇빛 노출과 굶주림에 시달렸으며 몸무게가 많이 줄었다면서 어부 1명은 1주일만 늦었더라도 사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알로타우 병원에서 안정을 되찾고 건강이 빨리 회복되고 있다면서"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빗물과 물고기 등 먹고 마실 것 외에 살겠다는 의지와 짠 바닷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 등 절제를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시드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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