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확성기 방송·휴전선 일대 군사적 긴장 등 논의
날짜 넘겨가며 협상 이어가…양측 문제해결 의지 강한 듯

▲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 시작에 앞서 참석자들이 악수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시계반대방향)김관진 국가안보 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 김양건 노동당 비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 통일부 제공 >>

22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만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은 미소를 지으며 남북 고위급 접촉을 시작했지만 이틀째 마라톤 협상을 이어갈 정도로 진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가 공개한 판문점 남북 고위급 접촉 동영상을 보면 김 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 남측 대표단, 그리고 황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 등 북한 대표단은 평화의 집 로비에서 만나 서로 악수를 건넸다. 

평화의 집 회담장으로 이동해 오후 6시30분께 회담을 시작하면서 양측은 미소를 머금고 다시 악수를 건넸지만,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만난 탓인지 얼굴에는 긴장감도 감돌았다.  

자정을 넘긴 상황에서도 남북 고위급 접촉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5시간 이상 이어진 고위급 접촉 과정에서 남북은 최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및 서부전선 포격 도발에 따른 한반도 군사적 긴장과 관련 양측의 입장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시작 전부터 우리측은 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북측은 우리 군이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을 계기로 대북 심리전의 일환으로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고위급 접촉 진행 상황과 관련 "상당히 길어지고 있다"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황에 대한 양측의 견해차로 진통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양측이 날짜를 넘겨가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해결 의지는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 대표단은 회담 과정에서 수차례 정회 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접촉을 마친 뒤 청와대에서 양측간 협의 결과를 설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담이 진행 중이던 오후 8시 55분께 판문점으로 연결된 통일대교에 있는 군 무전과 현지 경찰의 정보망에 "우리측 대표단이 회담을 끝내고 출발했다"는 무전이 날아와 한때 회담이 종료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앞서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남북은 '현재 진행 중인 남북관계 상황'과 관련, 오후 6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북측에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비서와 접촉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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