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등 고사 가속…15년새 31% 말라죽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지정 등 대책 지지부진

한라산 구상나무 고사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복원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산림청과 제주도에 따르면 구상나무는 한라산과 가야산, 지리산, 덕유산 등에서만 자생하고 있는 우리나라 고유수종으로 국내 구상나무 숲 면적 1200㏊ 가운데 800㏊가 한라산에 분포하고 있다.

하지만 산림청이 최근 실시한 한라산 영실지역의 구상나무숲 영구 조사지역 모니터링 조사결과 최근 15년간 고사한 구상나무가 전체 994그루 가운데 314그루(31.6%)에 달했고, 특히 최근 5년(2009~2014년)간 고사한 구상나무가 124그루로 나타났다.

또한 제주도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이 2013년 10월~2014년 9월 한라산 전체 구상나무 분포지역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당 평균 개체수 2028그루 가운데 930그루(45.9%)가 고사했고, 이 가운데 20.7%인 192그루가 2010년 이후에 고사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라산 구상나무는 2000년대 들어 기후변화에 의한 적설량 감소와 한건풍(寒乾風)에 의한 동계 건조현상, 강력한 태풍, 집중호우 등에 의해 고사 현상이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구상나무 보존, 복원을 위한 보존원이 조성됐지만 면적이 1㏊에 불과, 대규모 복원을 위한 자생지내 복원은 시작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국가의 체계적인 보전과 지원을 위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지정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라산 구상나무는 보전 대책 없이 쇠퇴가 계속 진행되면서 세계자연보전연명(IUCN)의 '멸종직전종'으로 지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IUCN은 이미 2011년에 구상나무를 '멸종우려종'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국가 차원의 한라산 구상나무에 대한 전수조사의 주기적 실시, 구상나무 보존원의 대폭적 확대, 복원 조림의 신속한 착수 등 종합대책 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강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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