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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별 현대사 편향성 '대해부'…"북한에 관대""주체사상은 사람 중심 세계관"…교육부 "北주장 그대로 소개"
제민일보
입력 2015-10-15 (목) 09:20:33 | 승인 2015-10-15 (목) 09:22:18 | 최종수정 2015-10-15 (목) 09:22:15
   
 
     
 
중·고교 역사 교과서의 단일화 전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역사 교과서의 단일화 방안을 두고 각각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고 여야가 '홍보전'에 들어갔다. 일부 대학의 역사학과 교수들은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했다.
 
역사 교과서 단일화의 시발이 된 편향성 문제는 2003년 고교 선택과목으로 '한국 근현대사'가 신설되면서 정치권과 학계에서 꾸준히 논쟁거리가 됐다.
 
대다수 교과서가 한국의 경제 기적을 깎아내리고 인권유린 등 압축성장의 부작용을 지나치게 부각시켰다는 게 여권의 지적이다. 북한의 3대 세습체제나 경제 파탄, 군사적 위협 등에는 관대하다는 불만도 나왔다.
 
결국, 교육부는 2013년 검정심사 때 오류와 이념 편향성을 문제 삼아 수정 등의 조처를 했다. 역사 교과서를 발행한 출판사들은 교육부 권고 및 수정 명령을 받아들여 2014년부터 새 교과서를 일선 학교에 보급했다.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은 수정된 교과서를 배웠다. 다만, 6종 교과서의 집필진은 수정 명령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가 1,2심에서 패하자 지난 1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편향성 논란을 빚어 교육부 등에서 지적받은 검정교과서의 출판사별 현대사 부분을 상세히 짚어봤다.
 
◇ 금성출판사
 
금성출판사는 해방 후 농지개혁, 박정희 정부의 경제정책, 북한의 독재체제 등에 대한 서술에서 편향성이 지적됐다.
 
금성출판사는 373쪽에서 농지개혁에 대해 "임시인민위원회는 일본인과 친일파 소유지, 지주 소유토지 등을 몰수해 농민에게 무상으로 나누어주는 '무상 몰수, 무상분배'의 방식으로 토지개혁을 실시하였다"고 적었다.
 
북한의 토지개혁에 대한 설명인데 당시 농민이 분배받은 토지 소유권에 제한이 있었다는 부정적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다.
 
또 399쪽을 살펴보면 박정희 정부 시기 경제개발 정책의 특징으로 "외자 도입을 통한 경제개발과 수출주도형 성장 정책 역시 성과가 컸던 만큼 부작용도 많았다.…1997년 말에 외환위기가 일어나는 한 원인이 되었다"고 돼 있다.
 
박정희 정부 시기 외자도입에 따른 상환 부담과 1997년 외환위기는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는 게 교육부의 판단이다.
 
406쪽에 있는 북한의 주체사상에 대한 설명은 "북한 학계의 주장에 따르면 주체사상은 '사람 중심의 세계관이고 인민 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혁명사상'으로…"라고 적혀 있다.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소개해 학생들이 잘못 이해할 소지가 있다고 교육부는 지적했다.
 
특히 '북한 학계'라는 실체가 모호한 곳을 인용함으로써 마치 객관성이 있는 것처럼 꾸몄다는 비판도 교육부에서 나왔다.
 
◇ 두산동아(현재 동아출판)
 
두산동아가 출판했던 교과서는 286쪽에서 북한의 사회주의 경제정책에 대해 "경제재건을 사상사업과 연결한 천리마운동으로 제1차 5개년 계획은 1년 앞당겨 목표를 달성하였다"고 썼다.
 
북한이 1950년대 후반 실시한 대중운동인 천리마운동의 문제점을 서술하지 않은 것이다.
 
2010년 북한을 주체로 명시하지 않은 천안함·연평도 사건 기술도 문제로 지적됐다.
 
320쪽을 살펴보면 "게다가 금강산 사업 중단,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이 일어나 남북관계는 경색되었다"고만 돼 있다.
 
◇ 미래엔
 
미래엔 교과서는 6·25전쟁 당시 북한의 민간인 학살을 언급하지 않은 점에 대해 수정명령을 받았다.
 
이 교과서의 318쪽을 찾아보면 "전쟁 중 북한군은 물론 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발생하였다. 그 진실이 밝혀진 대표적인 예로 거창 양민학살 사건이 있다"는 표현이 눈에 띈다.
 
북한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례는 언급하지 않고 남한 내 민간인 학살만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한 것이다.
 
또 '자유민주주의 시련과 발전'을 다룬 322∼337쪽에서 "피로 얼룩진 5·18 민주화 운동",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다니!" 등의 표현은 교과서 소주제명으로 부적절하다고 지적됐다.
 
 
◇ 비상교육·지학사
 
비상교육 교과서도 353쪽에서 "북조선 임시위원회는 친일파들을 축출하였으며 무상몰수·무상분배 방식의 토지개혁도 실시했다"고 쓰고 북한의 토지 개혁의 한계를 적시하지 않았다.
 
지학사 교과서의 392쪽에는 "더구나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남북관계는 경색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표현이 들어 있다.
 
두산동아 교과서처럼 천안함 침몰 사건을 일으킨 행위 주체가 북한이라고 명시하지 않은 것이다.
 
◇ 교학사
 
친일미화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 교과서는 2013년 10월 교육부로부터 251건이나 수정·보완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전체 한국사 교과서 8종 가운데 사실 오류와 편향성 등에서 가장 많은 문제점이 지적됐다.
 
예를 들어 249쪽에서 "현지 위안부와 달리 한국인 위안부는 전선의 변경으로 일본군 부대가 이동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았다"고 적었다.
 
마치 일본군 위안부가 자발적으로 일본군을 따라다닌 것처럼 역사를 기술한 것이다.
 
또 일제 강점기를 다루며 214쪽에서 "일본으로의 곡물 수출이"로, 244쪽에서는 "훨씬 더 많은 쌀을 일본으로 가져갔다"로 각각 표현했다.
 
일본의 수탈성을 드러내지 않고 마치 정상적인 국가 간 교역처럼 사실을 호도한 셈이다.
 
◇ 2011년판 한국사 교과서
 
김동원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지난 2일 브리핑을 열고 출판사 집필진이 수정명령 판결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한 것을 비판하며 "현재 고3 수험생들이 사용하는 2011년 판 한국사교과서는 그 편향성이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김일성 우상화를 위한 보천보 전투에 대한 서술이나 북한의 토지개혁에 대한 상세한 서술 등을 보면 마치 북한 교과서의 일부를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공개한 2011년판 삼화출판사 교과서 279쪽을 살펴보면 1937년 보천보 전투를 4문장으로 소개하고 "이 사건은 당시 국내 신문에도 크게 보도되었고, 이 작전을 성공하게 한 김일성의 이름도 국내에 알려지게 되었다"고 적었다.
 
또 당시 보천보 전투를 보도한 동아일보 기사의 사진을 실었다.
 
또 법문사 한국사 교과서의 317쪽에는 북한의 토지개혁에 대해 "농지개혁의 방식은 3정보를 상한으로 하여 정부가 지주의 땅을 돈을 주고 사서…" 등 자세한 설명이 담겼다.
 
그러나 2개의 교과서는 북한을 직접적으로 찬양하지 않고 현재 발행되지 않는 책들이다.
 
더구나 2011년 교육당국의 검정심사를 통과했고 교육부가 수정명령 등의 조치를 따로 취하지도 않았다.
 
교육부가 교과서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려고 과거에 발행된 책을 두고 '북한 교과서의 일부'라고 표현한 것은 억지에 가깝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편, 편향성 논란이 제기된 교과서 내용이 대부분 근현대사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근현대 비중을 줄이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방침이다.
 
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의 성취기준을 보면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비중을 현행 5대 5에서 6대 4 정도로 축소했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도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이념적인 문제가 지나치다면 교과서에 쓸 수 없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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