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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양극화·취업난이 새 범죄 취약층 낳는다취준생 사기·노숙인 명의도용 등은 '한국적 범죄'
"취약층 상대 범죄예방 교육 강화·사회안전망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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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08 (일) 12:22:20 | 승인 2015-11-08 (일) 12:40:31 | 최종수정 2015-11-08 (일) 12:27:22
   
 
     
 
취업 준비생이나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를 노린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다.
 
급격한 사회 변화와 경기침체, 양극화, 일자리 문제 등으로 사회·경제적 지위가 불안해진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노린 범죄도 덩달아 늘어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 '한국적 범죄' 돼 버린 취준생·노숙인 대상 사기
 
취업 준비생이 범죄의 표적으로 떠오른 건 최근 우리나라에서 나타난 독특한 현상이다.
 
피해자들이 안정된 일자리를 가질 수 있다면 수백만∼수천만원도 아깝지 않다는 절박함을 품을 정도로 심각해진 취업난의 방증이라는 것이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고용이 불안정하고 취업이 어려운 사회인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장애인이나 노숙인을 상대로 한 대출 사기나 보험 범죄 등이 유독 한국에서 빈번하다는 분석도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노숙인 대상 보험 범죄는 노숙인 명의로 생명보험에 가입하고서 그를 살해해 보험금을 타내는 악랄한 형태로까지 나타난다"며 "특히 노숙인이나 지적 장애인의 명의를 도용해 통장을 만들고 대출을 받아 돈을 가로채는 범죄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런 범죄들이 신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무한 경쟁'의 씁쓸한 단면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사회적 약자도 배려와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 중요한 사회 구성원인데도 내가 살아남으려고 그들을 이익을 취하기 위한 도구로 삼는다"며 "약자를 배려하는 성숙한 사회의식이 부족한 것이 이런 범죄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경제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할 곳을 찾지 못해 약자에 대한 폭력이나 혐오로 이어지는 경향도 있다"며 "자기 힘으로 사회를 바꿀 수 없는 처지에 대한 무력감이 더 약한 피해자를 괴롭히는 형태로 표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범죄는 대개 위험인지 능력이나 사후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약점'을 노린다.
 
자신을 스스로 방어하는 방법에 익숙지 않아 쉽게 범행 대상이 되고, 피해를 봐도 도움을 청하거나 신고하는 경우가 적어 반복적으로 범죄에 당할 가능성도 커진다.
 
오윤성 교수는 "범죄를 저지르려 마음먹은 사람에게 강한 상대보다는 이런 약한 상대방을 범죄 대상으로 삼으려는 본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역시 "범죄자들은 범행이 드러나도 수사망을 피하거나 약한 처벌을 받으려 약자를 노리기 마련"이라며 "남성보다는 여성, 성인보다는 어린이나 노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많은 것과 이유는 비슷하다"고 말했다.
 
◇ 취약층 범죄예방 교육·사회안전망 강화 필요
 
양극화 해소나 실업문제 해결 등 사회 시스템 발전이나 경제 활성화가 사회적 약자를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겠지만, 이는 국가적으로 역량을 집중해도 쉽지 않은 난제다.
 
그런 만큼 취약층에 대한 범죄 예방 교육 강화와 사회 안전망 구축 등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수정 교수는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이 중요한데 현실에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위험을 알면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지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이나 이주민을 위한 한국사회·법교육 등을 늘려 보호능력을 길러줘야 한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범죄 예방 신고 시스템 등 범죄를 접하는 단계에서 이들을 보호하고 도움을 주는 서비스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나영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누가 약자가 되느냐는 자원의 배분에 따른 권력관계의 변화를 대변한다"며 "근본적인 해결 방안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그 자리에 두지 말고 지위를 어느 정도 끌어올릴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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