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특별취재팀

"제대로 된 권리 행사 만족"
○…올해 4·13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 처음으로 일반 유권자의 개표 참관이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의 공정성을 위해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개표참관인을 공개 모집하고 13일 모두 25명(제주시 15명, 서귀포시 10명)의 참관인을 개표소에 투입했다.

이날 개표에 참가한 유권자들은 투표함이 개표소에 속속 도착할 때마다 봉인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했으며, 개표요원들의 작업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등 '민주주의 축제'인 선거를 마음껏 즐겼다.

이날 개표에 참관한 유권자 정모씨(56·여)는 "딸의 권유로 함께 개표에 참관하게 됐다. TV로만 봐오던 개표 작업을 직접 눈으로 보니 신기하다"며 "투표는 물론 개표까지 참여하면서 제대로 된 권리 행사를 누렸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고의적 무효표 씁쓸"
○…일부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고의적으로 무효표로 만드는 등 국민의 권리인 참정권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아예 기표하지 않은 '백지 무효표'가 상당수 눈에 띄는가 하면 복수 혹은 모든 후보에 기표하거나 무작위로 십여차례 기표된 표도 발견되는 등 성숙한 유권자 의식이 요구됐다.

특히 후보명 바깥 테두리에 가까스로 걸치게 기표된 표가 다수 발생하면서 유·무효를 가리는 데 상당 시간 소요되는 등 개표 작업을 지체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개표사무원 김모씨(33)는 "고의적으로 기표한 표들을 볼 때마다 선거의 의미가 반감되는 것 같아 씁쓸했다"며 "모든 국민의 눈과 귀과 집중되는 선거에 찬물을 끼얹는 유권자들은 국민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단 1분이라도 빨리 알고 싶어서"
○…제주시 갑·을 선거구 모두 팽팽한 접전이 예고되면서 개표 결과가 나올 때마다 참관인들의 손놀림이 분주해졌다.

제주시 개표소인 한라체육관 한 편에 마련된 '개표상황표 첩부판' 앞에는 각 투표소의 개표 결과가 게재될 때마다 몰려드는 각 정당 참관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개표 결과를 메모하거나 사진을 찍어 각 캠프에 전송하는 등 참관인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계속되면서 개표장의 긴장감도 한껏 고조됐다.

한 캠프 관계자는 "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 집계 현황을 확인할 수 있지만 단 1분이라도 빨리 득표 현황을 알고 싶은 마음에 첩부판 앞을 떠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고령자 투표 참여 못해 아쉬움 
○…13일 실시된 제20대 국회의원선거 도내 유권자 중 최고령인 오윤아 할머니(118·서귀포시 예래동)가 거동이 불편해 투표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오 할머니는 당초 이날 오전 예래초등학교 예래행복관에 마련된 예래동제2투표소에서 투표할 예정이었지만 몸에 불편을 느껴 소중한 한 표 행사를 포기했다.

오 할머니의 아들 성공택씨(83)는 "투표에 참여하려고 했지만 비가 계속 내려 날씨가 좋지 않은 데다 어머니가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하고 건강이 나빠 투표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라도 주민 14명도 주권 행사
○…대한민국 국토 최남단 섬인 마라도 일부 주민들도 해상의 높은 파도로 투표에 차질이 우려됐지만 가까스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마라도에 실제 거주하는 유권자 30여명 중 절반가량은 사전투료로 소중한 주권을 행사했지만 나머지 주민 14명은 13일 여객선 편으로 10㎞ 떨어진 모슬포항으로 나와 대정여고 체육관(대정읍 제8투표소)에서 투표했다.

투표를 마친 마라도 주민들은 섬으로 되돌아가는 배편이 없어 대정읍사무소 등에서 제공해준 숙소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14일 돌아갈 예정이다.

김종신 마라리장은 "해상상황이 좋지 않아 섬에 남아있던 주민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며 "우려했던 것과 달리 해상상황이 호전돼 별 탈 없이 투표를 마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밝혔다.

"1시간이 10년 같은 시간"
○…제20대 국회의원선거와 함께 치러진 도의원보궐선거 개표상황표가 개표 시작 한참만에 게시되면서 도의원 참관인들이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귀포시 개표소인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한 편에 마련된 '개표상황표 첩부판'에 도의원 개표상황표가 개표 개시 1시간20분만에 처음으로 게시됐다.

한 도의원 캠프 관계자는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표는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도의원보궐선거 상황표는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았다"며 "개표상황표를 기다리는 1시간이 마치 10년처럼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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