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아후리(Barrier-free)"

 최근 일본 사회 모든 분야에서 유행어 처럼 회자되고 있다. 직역해서 장애자를 위한 편의제공을 두고 하는 말이지만 사회 전반의 모든 불편적 요소를 없애자는 모토이다.

 최근 9일간 2002년 월드컵 한·일공동개최 성공을 위한 행사 일환으로 이미 완성되었거나 공사 진척률이 높은 일본의 월드컵 경기장 추진상황 등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사이타마(埼玉)·요코하마(橫浜)·나가이(長居)경기장 등을 들를 때마다 이들 경기장 관계자들이 시간을 할애하며 홍보하는 내용은 선수와 관람객을 위한 편의시설이었다. 지난 23일 본보 (12면)에 이 3곳 경기장의 특징을 소개한 바 있지만 그들의 자랑거리(?)는 첨단시설이 결코 아니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경기장들을 새로 짓고 있는 만큼 첨단장비 시설은 너무나 당연하고 상식적이란 얘기다.

 사이타마 경기장인 경우 에스컬레이터 9곳,엘리베이터를 11군데에 설치하였는가 하면 조형상 경기장 회전 날개를 연상케 하는 페데스트리안 테크(Pedestrians'Deck)도 설치해 노약자나 장애인이나 관람석에 앉기까지 계단을 '넘어야'하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있었다.

게다가 휠체어 관람석도 설치해 놓았다. 다른 두 곳의 경기장도 마찬가지였다. 나가이 경기장인 경우는 휠체어 270석에다 이어폰이 달린 농아전용의자 130석을 마련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이타마경기장의 지역주민을 위한 지진대피 시설(생황용품 비축창고,태양열발전,빗물이용설비 등)과 요코하마 경기장이 1층 공간을 누각만으로 처리해 홍수가 날 때 유수지로 활용케 하는 설계는 인상적이었다.

 물론 이 두 곳이 재난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기에 어쩔 수 없는 공간 할애라 할 수 있겠지만 수익을 올리기 위한 공간을 많이 확보해 주어야 하는 한국 경기장들의 실정과는 다소 차이가 있음을 느낀다.

우리고장 월드컵경기장 공사도 한창이다. "없는 재정에 웬 경기장이냐"라는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서귀포시의 경기장에 대한 자료나 팸플릿을 보면 수익시설과 경기장 조형물의 상징성과 이미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기자의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진작 중요하고 실제적인 관람객 편의나 선수의 최고컨디션을 위한 시설들에 대한 자랑이 별로 들려지지 않음은 사실이다.

 사후 이 경기장이 어떻게 사용되고 관리되어질 지는 확실치 않지만 월드컵이 열리기까지 홍보할 내용은 "배리아후리"여야 할 것이다. <장제근·교육체육부장 대우><<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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