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태평양고기압 세력 유지 진로 한반도로 밀려
산간지역 물폭탄…하천범람 등 대비 미흡 지적

제18호 태풍 차바(CHABA)가 당초 예상과 일본 오키나와에 상륙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와 달리 제주를 관통하면서 피해가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은 2일 발표한 기상(태풍) 정보를 통해 태풍 차바는 이날 오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남동쪽 약 670㎞에서 북상, 오키나와를 관통한 후 4일 오후 가고시마 서남서쪽 인근해상으로 진출해 일본 열도를 따라 이동할 것으로 예측했다. 당시 기상청은 제주를 비롯해 한반도는 태풍의 간접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보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불과 하루 뒤인 3일 오전 태풍 차바가 4일 오전 9시 서귀포 남쪽 230㎞를 지나 5일 오전 서귀포 동쪽 90㎞, 4일 오전만하더라도 5일 새벽 4시께 서귀포 동쪽 40㎞해상까지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제주에 상륙한다는 예보는 없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7시 발표에서는 태풍 차바가 5일 새벽 4~6시 상륙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틀 만에 태풍의 '간접영향'에서 '관통'으로 변경됐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4일 오후 4시 상황판단회의를 개최하고도 '5분의 1' 비상근무만 조치하고, 태풍 상륙 직전인 새벽 4시에야 전 직원 비상근무로 전환했다.

태풍의 간접영향권에서 직접영향권에 들면서 산간지역 강수량이 200㎜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4~6일 오전 7시 윗세오름과 어리목에 각각 624.5㎜, 516.0㎜ 폭우가 내리면서 하천 범람 등에 대비를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처럼 태풍 차바의 진로가 급격하게 바뀐 것은 태풍 동쪽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지 못하고 세력을 유지하면서 진로가 서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기상청을 분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진로가 워낙 유동적이기 때문에 (진로가 바뀐 이유에 대해)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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