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문예재단 포럼…24개 정비대상중 2작품 훼손 철거키로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설치작 임시 철거 후 현대적으로 재설치

야외에 설치된 공공미술은 미술관을 찾지 않아도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열린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자칫 관리가 소홀하면 녹슬고, 표면이 떨어져나가면서 '흉물'이 되기 쉽다는 점도 공공미술의 어쩔 수 없는 한 속성이다.

제주문화예술재단과 공공미술작품정비사업 추진단은 21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시청각실에서 '2016 다시 태어나는 공공미술 포럼'을 개최하고 지속가능한 공공미술작품을 위해 기존 설치된 작품들을 성찰하고 활용과 정비 대안을 모색했다.

이날 조윤득·박금옥 작가(공공벽화 및 공공조각 디렉터)는 2016 공공미술작품정비사업에 선정된 24개 작품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만든 사람은 있어도 가꿔주는 사람이 없는 공공벽화나 공공조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며 그간의 공공미술 작품에 대한 관리 부재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조사 결과 조천읍 함덕리 방파제 벽면과 안덕면 사계리 해안로 조형물은 훼손이 심해 철거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벽면 파손과 칠 벗겨짐, 기둥 균열, 녹 등 보완이 필요한 작품도 다수 발견됏다.

박찬국 디렉터는 2009년 제주시 시외버스터미널에 설치된 2개 작품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할머니와 손자가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표현한 '기다림'은 임시 철거한 뒤 현대적으로 다시 제작하고, 거대 벽면에 모자이크 사진을 담은 '길에서 만나다'는 사진·프레임 등 일부를 철거하고 벤치를 놓는 방안이 종합의견으로 제시됐다.

김연주 제주공공미술정비방안 공동연구원은 "공공미술 작품 정비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흉물이 되어가는 작품을 다시 살리는 것에 있다기보다 공공미술을 제주도민이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에 있다"며 "이는 기획·설치 등을 포함한 제주도 공공미술의 전체 계획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공공미술을 총괄하는 조직을 구성한 뒤 작품의 전 생애를 보관할 아카이브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와 관련한 웹페이지와 비평작업, 조례 제정, 연구 등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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