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 유커 제주관광 '전면 중단' 돌파구는

'방한 완전 금지' 전 마지막 주말 성산일출봉 등 한산
업계 무더기 휴업 예고로 통역안내사 등 일자리 잃어
중국인들 "갈등 해소 전까지 다시 제주 찾지 않을 것"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반한 감정은 제주를 찾은 유커들에게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16일부터 유커들의 방한관광이 전면 중단되면서 도내 관광업계가 '무더기 휴업'을 예고한데다 가이드·통역안내사 등 관련 종사자들도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되는 등 '도미노 피해'가 심화되고 있다.

16일 전 마지막 주말인 12일 성산일출봉을 확인한 결과 유커로 붐볐던 탐방로는 내국인들로 채워진 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전세버스들이 빼곡히 들어서야 할 주차장은 내국인 관광객들의 렌터카로 점령됐으며, 그나마 세워진 몇몇 버스들은 대부분 학교·기업·모임 등 육지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을 수송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조선족 가이드는 '사드 여파'에 대한 질문에 탄식을 내뱉었다.

그는 "지금 데리고 온 중국인들은 원래 35명 규모였지만 24명으로 줄었다. 11명은 선납금을 못 받더라도 한국에 가기 싫다며 예약을 취소했다"며 "여행 온 사람들도 정해진 코스만 다닐 뿐 쇼핑은 안하고 있다. 특히 롯데 관련 면세점·숙소 등은 절대 가면 안 된다고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엄포를 놨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현지 여행사 직원들이 관광 일정을 동행하면서 감시하고 있다"며 "16일 이후에는 모든 예약이 취소돼 무급휴가 처지가 됐다. 사실상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고 토로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반응도 가이드와 다르지 않았다.

유커 A씨는 "국민들의 80%는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품고 있다"며 "정부에서 한국에 가지 말라고 하면 안가고 롯데 제품 사지 말라고 하면 안산다. 사드 갈등이 끝나지 않는 한 중국인들은 절대 제주를 다시 찾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커들로 북적였던 성읍민속마을은 주말이 무색할 만큼 인적이 드물었다.

성읍민속마을 내 토산품 판매점 관계자는 "16일부터 유커들의 발길이 아예 끊기게 되면서 민속마을 내 토산품점 10여 곳이 휴업키로 결정했다"며 "1곳 당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15명까지 통역안내사를 고용하고 있다. 민속마을 상권이 죽으면 통역안내사들도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중·소형 호텔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유커 모객 여행사와 계약을 맺고 손님들을 맞고 있는 B호텔은 16일 이후 예약건이 전무, 내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B호텔 관계자는 "내국인만 받는 호텔들도 수요 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 전용 호텔까지 내국인 손님 모시기에 나서면서 업체 간 저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실제 10만원이 넘는 객실들이 2~3만원대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방한 관광' 전면 중단을 3일 앞둔 현재 관광업계의 영업난은 최일선 현장에까지 '도미노식'으로 악화되고 있어 단기적인 처방은 물론 제주관광의 체질개선을 위한 중·장기적인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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