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학진 명예교사, 22일 이도초서 4·3평화인권교육
도민들이 일군 4·3정신으로 용서와 화합 실천 당부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아픈 기억을 더 이상 '굴레'가 아니라 평화와 화해, 상생의 정신으로 거듭나 세계화시켜야 한다"

강학진 제주4·3 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69·제주4·3희생자유족회 경인위원회장)는 22일 이도초등학교(교장 좌용택) 시청각실에서 6학년 3개반 학생을 대상으로 열린 4·3 평화인권교육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특히 이날 '화해와 상생을 넘어 미래로'를 주제로 학생들에게 4·3의 전개과정을 설명하고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4·3의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살려 용서와 화합을 실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강 명예교사는 먼저 어릴적 직접 겪은 4·3을 학생들에게 설명하면서 당시의 참상을 회고했다.

그는 "애월읍 상귀리에서 평화롭게 살던중 갑자기 4·3이 발생하면서 낮에는 진압군, 밤에는 무장대를 피해 산과 들로 피난을 떠나야 했다"며 "아무런 죄도 없는 아버지는 진압군에 끌려가 행방불명됐다가 마포형무소에서 돌아가셨다는 소식만 들려왔고, 어머니 역시 임시수용소였던 주정공장에서 모진 취조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웃들과 함께 피신했던 산속 굴에서도 두살배기 아이였던 내가 울면 모두가 들킬까봐 굴밖에서 장난감을 찾던 고모가 16세 꽃다운 나이에 진압군에 희생됐다"며 "우리 가족 뿐만 아니라 당시 제주에는 원통한 사연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 명예교사는 "4·3은 광복 이후 6·25 한국전쟁 다음으로 사상자가 많은 제주의 크나큰 비극이지만 도민들은 서로의 상처를 감싸안으면서 모두를 용서하는 미덕을 보였다"며 "이런 화해 정신이 대통령의 사과와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4·3정신을 만들어 냈다. 여러분도 이를 본받아 서로 배려하면서 행복한 학교를 함께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4·3교육을 받은 문상준 학생은 "부모님과 4·3평화공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4·3 유족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은 건 처음"이라며 "너무나 슬프지만 잊어서는 안될 역사라고 생각하기에 꼭 기억해서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4·3 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 제도는 2015년 16명으로 시작해 올해는 29명이 지난 21일부터 10월12일까지 도내 83개교에서 생생한 경험담과 평화·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현장교육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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