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하수자원은 생명자원이다. 화산섬 제주에는 석유·금광 같은 지하자원은 없지만 한라산 중산간지대에 내린 빗물이 화산암반층의 천연 필터링으로 걸러지면서 지하에 매장된 고품질 수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고품질 지하수자원은 오래전부터 도민·관광객의 생명유지에 필요한 음용수는 물론 농업용 등 산업용으로 이용되면서 제주경제를 먹여 살리는 젖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하수자원이 갖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오염물질 배출이 가속화되면서 고품질 생명력도 상실될 위기에 놓여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의뢰로 엊그제 제주연구원이 발표한 '지하수 수질개선 및 오염방지 기술 개발' 연구 결과 인체에 유해한 질산성 질소 농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연구원이 지하수관정 851개를 대상으로 최근 5년간 질산성 질소 함유량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11개에서 농도가 증가했다. 

질산성 질소 농도는 빗물이 지하로 흘러드는 중산간 함양지역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나 고품질 수자원 유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중산간을 포함한 도 전역에서 화학비료 과다 사용 및 축산폐수 배출, 개인오수처리시설 방류수로 상수도 수질 기준을 초과한 질산성 질소가 검출, 지하수 오염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또 전체 지하수관정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사설 관정의 관리도 부실, 오염물질 유입을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다. 

제주도가 제주연구원의 결과보고서를 토대로 지하수 오염방지 대책을 마련키로 했지만 체계적인 보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지하수는 적정 개발량 범위내에서 합리적으로 이용하면 고갈되지 않는 순환자원이지만 한번 오염되면 생명력을 잃기에 보전이 더 강조돼야 하는 이유다. 지하수자원을 상수도·산업용으로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사·연구·관리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등 내부 역량을 강화할 안전망 구축 및 안정적 이용체계를 확고히 구축할때 고품질의 수질을 후세까지 지속적으로 물려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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