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지역 열대야는 19일째 이어지고 있으며 일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이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제 제주시 김녕리의 낮 최고 기온이 38.6도 까지 치솟았다. 23일 38도로 1942년 7월25일 37.5도 이후 75년 만에 제주시 최고 폭염 기록을 갈아치운 후 하루 만에 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24일 최저기온은 29.4도로 7월 기록으로는 역대 가장 높았다. 새벽까지 30도에 육박하는 기온은 심신을 지치게 하고 있다.

폭염은 8월 첫째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내달 첫째주까지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불고 낮 동안 강한 일사가 더해져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올라 매우 더운 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도 한낮에는 작업장은 물론 집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다. 이같은 상황이 앞으로도 10일 가량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24일 오후 4시45분께 제주시 도남동 갓길에서 83세의 김모 할머니가 열탈진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올해 들어 폭염으로 29명의 온열질환 환자가 병원에 이송됐다. 이 가운데 1명은 안타깝게도 숨을 거뒀다. 앞으로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폭염에 취약한 노약자나 저소득층 가구다. 이들은 전기 요금이 무서워 에어컨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나마 의지하는 선풍기도 마음대로 틀지 못하고 있다.

여름철 33도를 넘어서는 폭염과 열대야는 이제 제주지역에 일상화된 일이다. 도와 행정시에서는 폭염대책으로 추진하는 무더위 쉼터와 재난 도우미 등에 대한 점검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주민과 연계한 돌봄서비스 강화로 단 한사람도 보살핌에서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폭염의 위협에 처한 취약계층을 돌보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