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준비 부족 대중교통체계 개편 '적신호'

버스노선 기존 644개→149개로 단순화…도민 의견 317건 중 231건 반영
노인 등 환승 정보 취약계층 불편 해소 및 터미널 상가 등 상생 대책 절실

오는 26일부터 전면 시행을 앞둔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도민을 위한 정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행 초기 도민 중심의 문제점 분석 및 대안 도출이 요구되고 있다. 시행에 앞서 급행, 간선, 지선 등 도민에게 생소한 버스노선 용어 및 환승 장소·방법 홍보 강화는 물론 제주시 터미널 상가 및 주변 지역 주민 등과의 상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도민들은 '아리송'

제주도는 기존 644개던 제주지역 버스 노선을 149개로 단순화하고 지난달 확정했다.

이에 따라 도내 버스노선은 급행 12개, 일반간선 25개, 제주시 간선·지선 50개, 서귀포시 간선·지선 17개, 구좌·조천 10개, 남원·표선·성산 13개, 대정·안덕 6개, 한림·애월·한경 16개 노선 등으로 재편된다.

버스노선 확정 이전에 제출된 주민 의견은 노선 조정 195건, 노선 신설 44건, 급행 정류소 지정 33건, 정류소 신설 15건, 배차시간 관련 21건, 요금 등 기타 9건 등 모두 317건이다.

이 가운데 이번에 231건은 반영됐지만 86건은 기능과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검토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민원 가능성을 남겨놨다.

도는 도민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선별 버스 색깔을 급행버스는 빨강, 간선버스는 파랑, 지선버스는 녹색, 관광지 순환버스는 노랑 등으로 적용했다.

또 번호체계도 급행은 100번대, 일반간선은 200번대, 제주간선은 300번대, 제주지선은 400번대, 서귀포간선은 500번대, 서귀포지선은 600번대, 읍면지선은 700번대 등으로 구분했다.

하지만 이번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통해 시내·외 및 시내공영 버스 등으로 구분됐던 기존 버스노선이 급행, 간선, 지선 등으로 바뀌면서 생소한 용어로 인한 어르신 등 교통약자의 경우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어떤 버스를 이용하고, 어디에서 갈아타야 할지 몰라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갈등 '불씨' 여전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앞두고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입주상인과 지역 주민 반발 등 갈등의 불씨가 여전한 상황이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입주 상인 등은 제주공항을 기·종점으로 하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이뤄질 경우 생존권이 위협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택시 사업자 등도 도내 택시업계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수정을 요구, 행정과 협의를 진행하면서 어느정도 합의를 도출했지만 언제든지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중앙버스우선차로제 시행으로 제주시 광양사거리에서 아라초등학교까지 구간 등 차량이 몰리는 구간 도로 중앙에 버스 승차대 등이 들어서면서 보행자 교통사고 위험이나 'U턴' 구역 변경 등으로 인한 도민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도로중앙에 3m 폭 교통섬을 만들어 정류소 설치하고, 그만큼 사라진 차로를 확보하기 위해 제주시청 주변 인도 폭을 줄이면서 보행권 침해 논란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도민 합의로 정상 추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갈등 해소방안 및 도민 상생 대책 마련 등은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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