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대중교통체계가 지난달 26일부터 전면 개편돼 시행하고 있다. 30년 동안 유지해온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초반 혼선이 빚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제주도정이 버스우선차로제와 노선 조정에만 급급해 이용객들의 편의는 뒷전으로 밀렸다는 불만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제주도내 버스정류장 3135곳 가운데 비가림막과 의자가 설치된 버스정류장은 1936곳으로 62%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 1199곳(38%)은 이 같은 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노인이나 임산부·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은 비가 올 경우 비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버스를 기다리며 잠시 앉을 곳도 없다. 다른 지역 비가림막 설치율이 전남 74.3%, 충북 73%, 전북 67.9%과 비교하면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의자 설치율 역시 전남 74.3%, 충북 72%, 전북 71.3%에 못 미친다.

제주국제공항 정류장도 문제가 있다. 정류장 6곳이 설치됐으나 노선과 시간표에 외국어 표기는 전무하다. 외국인들은 어디서 버스를 기다려야 할 줄 몰라 이리저리 왔다갔다는 모습이 빈발하고 있다. 환승정보도 미흡한데다 영어 안내가 가능한 버스 정보안내기(BIT)는 화면에 강화유리가 부착돼 조작 자체가 불가능하다. 읍면 지역 버스정류장 중 일부에는 임시 종이 시간표가 붙어있다. 일부는 찢겨 시간표를 확인하는 도민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제주도는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에 따라 제기되는 민원에 대해 단기, 중기, 장기로 분류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시간표부터 당장 개선해야 한다. 공항 정류장 문제 역시 조속히 공항공사의 협조를 이끌어 내야 한다. 정류장 비가림막과 의자설치 문제는 도민이 납득할 만한 계획을 수립해 추진해야 한다. 시설을 확충할 여유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는 핑계에 불과하다. 해당 정류장에 맞는 편의시설 확충은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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