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기 화제2] 무릉중학교

무릉중학교 족구부 선수들이 제28회 제민기 제주도 배구대회에서 배구선수로 깜짝 변신했다. 사진=김대생 기자

종목 바꿔 참가…탐라중과 한판 승부
"한 팀으로 뭉쳐 결속력·유대감 강화"

무릉중학교 족구팀이 '유쾌한 일탈'을 즐겼다.

족구가 아닌 배구 선수로 깜짝 변신해 제민기 남중부 왕좌를 놓고 탐라중 배구부와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였다.

9일 제28회 제민기 제주도 배구대회 남중부에 참가한 무릉중 배구부는 사실 팔보다 발로 공을 받는 게 더욱 편한 족구 선수들이다.

초등학교 시절 배구를 했던 일부 선수들이 박다솜 감독(28·여)에게 과감히 제민기에 출전하고 싶다고 제안하면서 이번 대결이 성사됐다.

방과 후 스포츠 활동 시간 때마다 족구 대신 배구 연습을 해 온 선수들은 팔을 주로 사용하는 운동에 어색할 법도 하지만 이내 배구선수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갔다.

특히 배구선수 출신 학부모들이 학교를 찾아 '특훈'에 나서면서 우승을 향한 열망을 키워나갔다.

비록 9일 대회에서 아쉽게 탐라중 배구부에 패하긴 했지만 '17-21' '19-21'의 스코어가 보여주듯 일진일퇴의 팽팽한 대결을 선보였다.

박 감독은 "족구할 때는 두 팀으로 나눠 훈련해야 했지만 배구는 선수 전원이 한 팀으로 뭉쳐 연습하다 보니 아이들 간의 결속력과 유대감이 더욱 강화됐다"며 "승패에 상관없이 도전정신을 보여준 아이들이 자랑스럽다"고 뿌듯해했다.

주장 이호진군(3년) 역시 "친구·후배들과 함께 새로운 종목에 도전했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경험이었다"며 "경기에 패해 아쉽지만 정말 재밌었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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