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재대결 박빙 승부


 서귀포·남제주군 선거구의 총선 대결 구도가 2파전으로 압축됐다.

 당초 출마설이 나돌던 인사들이 일찌감치 불출마 또는 서울 출마로 방향을 틀면서 민주당 고진부위원장과 한나라당 변정일의원의 대결로 사실상 ‘교통정리’가 끝난 셈이다.

 후보 등록 막바지에 나타날 수 있는 ‘돌출주자’는 아직까지 감지되지 않고있다. 설사 지금와서 경쟁에 가세하더라도 대결구도에는 전혀 영향을 줄 수 없다는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따라서 4·13총선에서 서귀포·남군 선거구는 후보난립이 없는 가운데 도내에서 가장 조용한(?) 선거전이 치러질 전망이다.

 그러나 2파전이라고 해서 접전 또는 혼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어느 선거구 보다 박빙의 승부가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다.

 우선 96년 4·11총선에서 1·2위 표차가 그리 크지 않았고,당시 고배를 마셨던 고진부위원장이 4년가까이 지역을 누비며 설욕전을 준비해온데다 지난해 남군수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후 기세가 더욱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거세게 일고있는 물갈이여론도 어느한쪽의 낙승을 어렵게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경쟁 당사자인 변정일의원은 어디를 가나 승리를 호언하고 있다.

 변의원은 “정부의 거듭된 실정으로 지역 민심이 이미 여당을 떠났고 이제는 돈만 갖고서는 (당선)될수도 없다”며 “반드시 이겨야 하고 또 승리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짧지만 최근 지역 방문 과정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충분히 감지됐다는게 변의원의 판단.

 변의원은 “과거처럼 국회의원이 예산이나 많이 따오는 것이 아니라,다선의원을 계속 밀어야 지역발전은 물론 후진양성을 위해서도 이득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며 “서귀포는 물론 남군에서도 표선만 빼고는 모두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2자대결구도에 대해 “저쪽(고진부위원장) 고정표를 제외하면 그만큼 득표범위가 넓어져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변의원은 현재 조직구성을 90%이상 끝내고 지역방문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 고진부위원장의 판단은 이와 정반대.현역 의원이 3선이나 거치는 동안 지역을 위해 한 일이 거의 없어 어느때보다 ‘물갈이’이 요구가 거세다는 것이다.

 고의원은 “(변의원이)지난 70년대말부터 지금까지 오다보니 주민들이 이제는 실증을 느끼고 있고 반응도 냉담해졌다.정작 자신도 딜레마에 빠졌을 것”이라며 “나는 오히려 공천결정이 난후 주민들의 반응이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마당발처럼 서귀포·남군을 돌아다닌 고의원은 지난 총선 패배의 원인이 됐던 인지도 문제와 관련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대통령도 몰라본다”며 “이제는 인지도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고위원장은 특히 서귀포에서의 압승 전망을 강조했다.

 그는 “서귀포에서 뒤진다는 얘기는 가소롭게 들린다.지난 선거에서도 12개동중 6개동에서 1위를 차지했다.다닐만큼 다녔기 때문에 이번에는 반드시 이길것”이라고 장담했다.

 지난 총선에서 두 후보의 격차는 2518표.이는 당시 고진부위원장에게 절대 불리하게 작용했던 제3의 후보가 가세한 상황에서 나온 결과.

 절치부심해온 고위원장이 이번에는 설욕을 할 것인지,관록의 변의원이 4선고지에 오를지 현재로선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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