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로 제주의 희망을 키우자 9. 대구시 마을기업 '내 마음은 콩밭'

대구시 북구 경북대 서문지여게 이치한 '내마음 은 콩밭'은 커뮤니티 디자인·기획이란 새로운 영역에서 사회적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사진은 지역 대학생과 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중인 전문가 워크숍.

청년들 의기투합 커뮤니티 디자인 사업영역 열어
대학생 주민 상인 등 연결 지역활성화 활동 펼쳐
2016 우수마을기업 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 영예

대구시 북구 대현동 경북대학교 서문(옛 후문) 지역은 2000년대 중반까지 상권이 번창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상권중심이 경북대 북문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10여년 전부터 급격하게 쇠락했다. 최근 경북대 출신 젊은이들을 주축으로 서문 대학로 활성화와 함께 지역주민과 청년들을 잇는 문화공동체를 만들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 노력의 중심에는 마을기업인 '내 마음은 콩밭'이 있다.

△청년들에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창출

마을기업인 '내 마음은 콩밭'(이하 콩밭)은 '대학동네 커뮤니티 디자인·기획'을 표방하면서 설립됐다. 평범한 직장생활에서 벗어나고 보다 독창적인 일을 하고 싶었던 청년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것이 바로 '내 마음은 콩밭'이다.

경북대에서 미술학과 한국화를 전공했고, 관련 업무 경험이 있는 서민정 대표가 공연 팸플릿 등 홍보물의 총체적 기획 및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고, 뜻을 함께하는 청년들이 모여 2013년 7월 마을기업을 설립한 것이다 

'내 마음은 콩밭'이란 회사이름은 '마음이 다른 곳에 있다'는 부정적 의미가 아닌 '콩밭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펼쳐보자'라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예술과 디자인 분야를 전공한 청년들이 새로운 사업영역을 만들어보자는 뜻도 내포돼 있다.

콩밭은 경북대 서문 지역 주민들과 서로 소통하며 침체된 이 지역을 발전시켜보겠다는 뜻도 반영됐고, 이를 위해 마을기업으로 지정·운영되고 있다.

콩밭은 '다중 이해관계자 협동조합'(소비자와 생산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협동조합) 형태인 '다자간 협동조합' 방식으로 설립됐다. 

콩밭에는 20~30대의 예술 및 디자인 전공 젊은이들이 '직원 조합원'으로서 지역 기업체 및 학교 등의 홍보물 디자인 관련 일을 하고 있다. 

또한 '후원 조합원'으로서 디자인 전공자들도 프로젝트가 있을 때 마다 프리랜서로 작업에 함께 참여, 콩밭의 활동을 돕는다.

콩밭이 표방하는 커뮤니티 디자인은 바로 사람과 지역을 연결해 문화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목표에서 시작한 것이다.

콩밭은 기업 및 단체의 이념·가치관 등을 잘 나타낼 수 있는 홍보물 등 각종 커뮤니티 디자인 활동을 주축으로 사회적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대학생과 직장인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일정 부분의 수업료를 받고 광고기획·영상·소식지 편집 등 분야의 워크숍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서도 수익을 얻는다.

현재 콩밭은 커뮤니티 디자인 사업으로 매년 30여명의 일자리와 연매출 3억원을 창출하고 있다.

△청년과 지역을 잇는 공동체 만들어

콩밭은 일반인과 학생, 지역주민 등을 대상으로 공연·미술·사진 등을 가르쳐주는 워크숍을 실시하고 있다. 또 워크숍을 통해 디자인 분야 등의 재능 있는 젊은 인재를 발굴, 이들이 재능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콩밭은 일반 시민들도 스스로 공연을 열거나 소규모 영화제를 개최할 수 있도록 기획·홍보·장소 섭외 등의 도움을 주는 '나도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침체된 경북대 서문 지역의 동네 상권을 살리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일환으로 주민 참여형 축제인 '서문골목축제'를 지난 2013년부터 매해 개최하고 있다. 

콩밭은 지역 대학생을 비롯해 외국인, 예술가, 주민, 상인 등이 축제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준다.

여기에 골목축제를 진행하면서 인디밴드 공연을 비롯해 연극·골목 벽화 그리기·독립영화 상영·프리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과 동네 주민들을 연결시키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콩밭은 2013년 7월 소규모 신생 디자인·기획 회사로 출발해 설립 1년여 만인 2014년 8월 '마을기업'으로 지정받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마을기업으로 지정받은 후 2년여 만에 행정안전부가 주최하는 '2016년 전국 우수 마을기업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주로 마을기업들은 농어촌지역에서 주산물을 활용해 상품을 개발 판매하는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와 달리 콩밭은 도심내 청년들이 예술과 커뮤니티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쇠퇴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은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콩밭은 커뮤니티 디자인, 공연·영상기획 및 제작 등 문화예술,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 등의 경제적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기업 활동은 수익 창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젊은 청년들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문화예술로 소통하며 '마을 공동체'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인터뷰] 서민정 '내 마음은 콩밭' 대표

"청년들이 하고 싶은 일자리를 만들고, 미술예술 전공자들에게 창작기회를 넓혀주며, 소통을 통해 지역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이것이 마을기업 '내 마음을 콩밭'을 설립한 이유이며, 앞으로 해야 할 목표입니다. 

서민정 '내 마음은 콩밭' 대표는 "경북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미술관련 회사에 취직해 일도 했지만 이보다 더욱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컸다"며 "저와 뜻을 함께하고, 전공도 비슷한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면서 마을기업을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특히 대구지역 대학 청년예술문화를 이끌었던 경북대 서문 지역이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웠다"며 "콩밭의 핵심사업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전북대 서문지역에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설립 3년에 불과한 콩밭이 행정안전부 주최 우수마을기업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며 "이는 커뮤니티 디자인을 기반으로 동네·사람·문화를 잇는 디자인·기획 기업을 만들겠다는 설립 취지와 다양한 사업·활동을 인정해준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젊은 청년들과 지역 주민들이 문화예술로 소통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지역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는데 주력하겠다"며 "청년들이 보다 더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게 하고, 경제적으로도 위축되지 않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서 대표는 "경북대 서문지역을 기반으로 타지역과는 다른 특별한 무언가의 지역가치를 발굴해낼 계획"이라며 "이후에 사업범위를 점차 확대해 '내 마음은 콩밭' 자체가 하나의 특별한 브랜드로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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