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로 제주의 희망을 키우자 10. 마을기업 오랜지바다

부산시 수영구 마을기업인 오랜지바다는 지역작가들의 창작품, 친환경 재료 활용, 부산 및 광안리바다 소재 디자인 등의 원칙하에 관광기념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문화 및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마을작가 직접 제작 독창적 작품 관광객에 소개
판매수익 대부분 작가수수료 제공 창작활동 도와
지역문화 관광산업 발전기여 우수마을기업 선정

부산광역시의 명소인 광안리해수욕장 근처에는 아담하지만 눈에 띄는 하얀 건물이 있다. 마을기업 선물 가게인 '오랜지바다(대표 남소연)'다. 얼핏 보면 관광지기념품 판매점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지역 청년예술인들이 직접 만든 기념품과 작품을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판매의 기회를 열어주는 곳이다.   

 
△기념품 하나하나가 작품

오랜지바다는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근처에 위치한 부산에 여행 온 사람들이 반드시 방문한다는 관광기념품점이다. 

오랜지바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직원이 아니다. 남소연 대표를 비롯해 여러 스태프들은 마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작가들로 구성돼 있다.

판매되는 기념품 역시 공장에서 대량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이름을 내걸고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든 작품들이다. 

오랜지바다 입구에서부터 가득히 채워져 있는 그림엽서들 역시 하나하나가 전문 작가들이 그린 작품들이다.

또한 일정 금액을 내면 일반손님들도 그 자리에서 직접 나만의 엽서를 만들어 매장 입구 옆 우체통에 넣을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판매할 수도 있다.

오랜지바다와 함께 하는 작가들은 광안리해수욕장과 광안대교 등을 기본으로 다양한 디자인의 기념품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광안리 해안에서 나오는 조개껍데기, 해초, 모래 등을 이용해 기념품을 만들 수 있으며 심지어 해양쓰레기도 기념품의 소중한 재료로 쓰여 진다. 

이처럼 오랜지바다의 관광기념품은 부산과 광안리 앞바다를 주제로 하는 엽서, 우표, 타일 자석, 발효 제품, 목공, 도자기, 가죽, 금속 등으로 다양하다. 기념품 하나하나가 지역작가들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자존심이 담겨져 있다.

이처럼 오랜지바다는 다른 여행지에서 볼 수 없는 특색있는 기념품을 판매하면서 부산을 방문한 전국의 관광객들에게 반드시 찾아야 하는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굳이 구매하지 않아도 매번 달라진 기념품을 구경하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라고 여기고 있다. 

△지역작가와 광안리 가치 높여

오랜지바다는 30여명의 주주가 참여해 2014년 11월 수영구의 마을기업으로 설립했다. 다음해 1월부터 현재의 광안리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건물을 임대해 본격 영업하기 시작했다. 

오랜지바다가 마을기업으로 설립·운영하는 주요 이유는 지역작가들에게 창작기회를 줌으로써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광안리해수욕장이라는 지역의 가치를 기념품과 디자인을 통해 높임으로써 경제활동을 통한 마을환원이라는 목적을 수행하고 있다.

오랜지바다에서 활동중인 마을작가인 홍주남씨(29·여)는 "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관련 회사에서 일하다 그만두고 창작활동에 도전하게 됐다"며 "하지만 젊은 신진작가에 대한 벽이 너무 높았고, 수익도 없어 힘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홍 작가는 "오랜지바다와 함께 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또 자신의 작품을 판매하면서 수익을 얻게됐고, 새로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친분을 쌓은 마을작가 70여명이 오랜지바다의 각종 기념품을 만드는 데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기념품 판매가격에서 엽서나 우표는 5%, 공예품은 60%가 작가들의 수수료로 지급된다. 

오랜지바다 건물 2층은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미술대학 대학생에게 무상으로 제공해줘 자신들의 작품을 마음껏 소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3층은 작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작품세계를 공유할 수 있는 장소가 되고 있다.

오랜지바다는 매년 10월 말에 광안리 앞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부산불꽃축제 때 단돈 2000원만 받고 손님을 받아 마음껏 불꽃놀이를 관람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축제기간 광안리해수욕자 주변의 여느 식당이나 카페들이 수만원에서 수십만원의 자릿세를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오랜지바다는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지난해 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린 '우수 마을기업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오랜지바다는 전국적으로 입소문도 탔고 상당한 후원도 받았지만 앞으로 자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과제이자 목표다. 또한 광안리해수욕장이라는 지역브랜드를 활용해 최적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노력하고 있다.

[인터뷰] 남소연 오랜지바다 대표

"단순히 수익만 목적으로 했다면 관광기념품을 공장에서 대량생산해 값싸게 파는 것이 쉬웠을 겁니다. 하지만 지역작가들에게 보다 많은 창작활동의 기회를 주고, 광안리와 부산의 지역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어렵지만 큰 가치가 있는 길을 걷고 있습니다"

남소연 오랜지바다 대표는 "부산에서 광안리는 아름다운 디자인 요소가 있고, 이를 토대로 창작활동에 나서는 마을작가들이 있지만 현실의 장벽이 높다"며 "마을작가들이 안정된 여건에서 다양한 창작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최대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남 대표는 "오랜지바다를 운영하면서 지역작가의 창작품, 친환경적인 재료 또는 재활용 재료 사용, 부산과 광안리바다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며 "반드시 세가지를 충족시키는 작품만 엄선해 대중들에게 관광기념품으로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디자인은 개인에게서 나오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갈 때 다양성과 재미있는 요소를 더 끌어낼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지역작가들이 함께 작업하고,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보다 고품격의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경영에서 공정함을 갖고 노력한 만큼 분배하는 원칙을 지켜내는 기업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남 대표는 "선물가게지만 손님이 창작자가 될 수 있고, 지나가던 관광객들의 작품이 전시되기도 한다"며 "지역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전시기획도 하는 등 일반 선물가게와 확실한 차별화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 대표는 "오랜지바다를 사회적경제의 가치가 혼재된 멋진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며 "작가와 방문객들이 함께 만들고, 키워나가는 선물가게가 바로 내가 꿈꾸는 마을기업이며, 오랜지바다가 나갈 방향이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