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폭설로 제주 섬 전체에 눈이 쌓인 가운데 제주시 연삼로 등 주요 도로에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했고, 미끌림 사고위험도 높아지는 등 운전자들이 출근길에 큰 불편을 겪어야 한다. 김용현 기자

눈 예보·비상근무 강화 불구 대비 미흡
도내 제설차 26대 중 5대는 고장·수리

밤새 내린 눈으로 제주 섬 전체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각종 사고가 속출하고 도민들의 불편이 커졌지만 행정의 대처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9일 새벽 0시5분을 기해 제주도 산지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이어 이튿날인 지난 10일 오전 7시에는 산지에 내려진 주의보를 대설경보로 격상했다.

이후 10일 오후 7시에는 대설경보가 내려진 산지를 제외한 도내 전역에 대설주의보를 내렸다.

제주도는 지난 10일 오후 5시30분 비상Ⅰ단계 근무를 실시한데 이어 11일 오전 6시를 기해 비상Ⅱ단계 근무로 상향한다.

이처럼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제주도는 뒤늦게 상황 파악 및 대책 마련에 나서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제주도는 폭설로 교통 혼잡과 사고 등 소동이 발생한 직후인 11일 오전 11시가 돼서야 재해재난종합상황실에서 긴급 대처상황보고회를 진행했다. 폭설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 비상근무 단계를 상향하고서도 5시간이 지난 후에야 대책회의를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제주도에서 안일하게 대응, 피해를 키우고 도민 불편을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제설차 부족 등 제설 장비 관리에도 한계를 보였다.

도내 제설차량은 제주도 16대, 제주시 5대, 서귀포시 5대 등 모두 26대에 불과하다. 도내 도로가 3165㎞인 점을 감안하면 제설차 1대당 121.7㎞의 도로를 정비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가뜩이나 제설차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현재 1대는 정비 중이고 4대는 고장으로 이번 제설작업에는 투입조차 못했다.

이처럼 폭설 등 재난상황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할 제주도의 준비와 대응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도민 피해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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