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도민들이 ‘가장 재미없는(?) 선거’로 예상할 만큼 제주시장 선거는 아직도 대결 구도의 윤곽이 잡히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민주당 김태환시장의 독주체제가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뒤집어보면 제1당인 한나라당 입장에선 결코 놓칠수 없는 제주시장 후보감을 고르기 위해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셈. 전체 인구의 절반을 웃도는 ‘제주의 관문’인 점도 그렇고 연말 대선 고지를 선점하는 것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입당을 통한 출마를 꿈꿨던 김호성 전 행정부지사가 불미스런 일로 낙마한 이후 대항마가 쉽게 떠오르지 않고 있다.

 제주시지구당 위원장인 현경대의원의 말에서도 한나라당의 현실적 고민은 엿볼수 있다. 현 의원은 “어떤 일이 있어도 후보는 낸다”며 “문제는 경쟁력있는 인물을 고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후보 선정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반드시 빠르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때 도백 도전설이 나돌기도 했던 김 시장은 비교적 느긋한 입장이다. 누구와 겨뤄도 재선 가도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김시장의 이런 모습은 지난 4년동안 대과 없이 현안을 거의 해결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는 스스로도 “단체장은 ‘있는 듯 없는 ’해야 한다”고 조용하지만 구석구석 신경을 썼던 지난 4년의 역할을 회고했다.

 김시장은 여기에다 21세기 제주시의 발전 지표가 될 도시기본계획을 만들고, 전국 최초로 그린벨트를 해제했으며 재정규모를 크게 늘린 것도 민선2기 업적으로 꼽고 있다.

 이같은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김시장은 여전히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각종 행사를 빠짐없이 챙기는 것은 물론 민생현장 방문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이런 김시장에 도전장을 던질 인물로 본인 의사여부에 관계없이 현영두 변호사와 김영훈 제주도의회의원을 꼽고 있다. 한나라당 도지부 지도부의 접촉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씨는 “지금이 어느 땐가. 나갈 사람이 지금까지 가만있겠느냐. 어떤 경우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떠도는 소문을 단호히 일축했다.

 최근 모교 총동문회장직을 맡으면서 또다시 시장 출마설이 따라붙게 된 김 의원 역시 출마설을 부인했다.

 그는 “도의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제주시장 출마를)마음에 둬보진 않았다”며 “시장이란 자리가 혼자 하겠다고 해서 될 것도 아니고, 이 일로 누구와 만나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도지부 한 관계자는 “늦어도 이달말까지는 후보를 가시화시킬 것”이라고 말했으나, 더 이상 구체적 언급은 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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