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주민들에게 뱃길은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뱃길은 섬과 섬, 섬과 육지를 잇는 유일한 교통수단이자 운송수단인 까닭이다. 뱃길이 끊기면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섬 안에 갇혀 옴짝달싹도 못할뿐더러 식료품 등 생필품 공급도 막히게 된다. 섬에 사는 숙명이라면 숙명이겠지만 주민들이 겪는 연륙교통의 불편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제주 섬 속의 섬, 추자도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제주와 추자도를 오가는 여객선이 툭하면 결항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입는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재 추자도 항로 여객선은 364톤급 쾌속여객선 퀸스타 2호와 2862톤급 대형카페리 레드펄호 등 2척으로 제주와 완도·우수영항(전남 해남군)을 운항하고 있다. 

퀸스타 2호는 높은 파도 등에 취약한 쾌속선이어서 바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일단 운항을 중단한다. 반면 대형선인 레드펄호는 기상이 나빠도 운항이 가능하지만 추자 신양항의 낮은 수심이 문제다. 자칫 좌초 위험이 있어 매달 6일 가량은 날씨와 상관없이 입항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신양항에 강한 동풍이 불어도 선박 밀림현상으로 입항이 불가능하다. 

이같은 이유로 올들어 3월까지 퀸스타 2호와 레드펄호의 결항률은 각각 44%와 27%에 달한다. 특히 3월에는 추자도 물품 운송의 90%를 차지하는 레드펄호가 11일 연속 결항되기도 했다. 뱃길이 끊기면 추자도 주민들은 이동권에 제약을 받고 생필품을 제대로 공급받을 수 없다. 관광객 유치와 지역생산품 등 물류운송도 차질을 빚으면서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다.

결국 주민들은 추자항로에 맞는 여객선 도입과 신양항이 정상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보수공사를 서둘러줄 것을 제주도에 호소하고 나섰다. 도는 2019년까지 신양항 보수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여객선 결항 최소화를 위해 정확한 기상 예보와 추자도를 경유하는 선사들의 상호협력도 필요하다. 추자도 주민들에게 뱃길은 생존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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