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관문인 제주국제공항의 보안이 이렇게 허술할 수가 없다. 절도범이 가짜 신분증을 이용해 검색을 통과하는가 하면 중국인이 공항시설 상주 직원들만 출입할 수 있는 구역을 유유히 빠져 나올 만큼 보안에 구멍이 뻥 뚫렸다.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공항에서 중국 상하이로 가기 위해 출국심사까지 마친 중국인 남성 A씨가 출국장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공항 상주직원 출입구를 통해 공항을 빠져나간 것이다. 이곳은 보안구역으로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 통제해야 하지만 A씨가 나올 당시에는 아무도 없던 것은 물론 문도 잠겨있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A씨는 아무런 제지 없이 공항을 나올 수 있었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하루가 지난 3일 A씨를 찾아내 베이징으로 출국시켰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신분증으로 비행기에 탑승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 2월 제주공항에서 김해로 간 B씨는 대구시내 금은방 등을 돌며 절도행각을 벌인 뒤 다시 제주로 돌아왔다가 지난 4월 경찰에 붙잡혔다. 그런데 B씨는 제주에서 김해를 오가며 두차례 모두 훔친 신분증을 이용했지만 보안검색을 무사통과했다. 테러 안전 강화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신분증이 없으면 국내선 항공기도 탈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결국은 형식에 그친 하나마나한 보안검색이 되고 있는 셈이다. 

제주공항은 한해 3000만명에 육박하는 내·외국인이 이용한다. 국제테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인의 관문인 제주공항의 보안이 이처럼 허술해서는 문제다. 제주공항에서는 지난 2016년에도 중국인이 활주로에 착륙한 비행기에서 내린 뒤 숨어 있다가 공항 담장을 넘어 밀입국하기도 했다. 이에 따른 보안 강화대책에도 불구하고 공항 보안에 자꾸 구멍이 생기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시한번 제주공항의 보안시스템을 점검하고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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