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회가 급속히 고령화되면서 노인 교통사고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도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14년 8만2411명, 2015년 8만5893명, 2016년 8만9189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9만3117명으로 전체 인구(65만7083명)의 14.17%를 차지하면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노인 인구가 늘다보니 그만큼 위험한 교통환경에 노출된 고령자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교통사망사고는 2015년 93건, 2016년 80건, 지난해 80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노인 사망자는 2015년 42건, 2016년 41건, 지난해 40건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서도 4월까지 29건의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16건이 60세 이상 노인이었다. 도내 교통사고 사망자의 거의 절반을 노인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노인들의 교통사고가 많은 것은 나이가 들면서 위험에 대처할 인지능력이나 상황 대처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신체 능력 역시 현저히 감소하면서 70세 이상 노인이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20세 청년보다 2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보폭이 좁아지고 보행 속도도 느려지는 까닭이다. 여기에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집안에만 있기보다 사회활동이나 여가활동 등을 활발하게 하다 보니 노인들의 교통사고 위험도 높아지게 된다.  

제주는 2025년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노인인구 증가에 맞춰 교통사고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노인들에 맞는 횡단보도 환경 조성 등 교통안전시설물 개선은 물론 노인들도 교통법규를 잘 지킬 수 있도록 예방·안전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운전자들이 노인 등 교통약자를 배려하고 양보하는 운전 습관도 노인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무엇보다 요구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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