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제주이주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4월 국내 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올 4월 제주로 들어온 순이동(총전입-총전출) 인구는 977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네번째로 많았다. 또 올 1~4월 순이동 인구도 4148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4065명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올들어서도 매월 1000명 이상이 제주살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다른 지자체들이 인구감소로 심각한 고민에 빠진 것과 달리 제주 이주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긍정적인 일임에 분명하다. 인구는 사회를 지탱하는 근본적인 힘이다. 사회 활력과 성장 잠재력과도 직결된다. 제주이주 열기는 도내 인구 증가와 경제규모 확대 등에 한몫하고 있다. 2010년 57만7187명이던 제주 인구는 올 2월 68만명을 넘어섰다. 내년 상반기에는 70만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지역총생산(GRDP)도 2010년 10조8989억원에서 2016년 16조9106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경제규모가 커졌다. 

문제는 이같은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인구증가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경제활동인구가 늘다보니 고용률 감소와 취업난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몇년새 토지와 주택 등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서민들의 내집 마련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자동차가 급증하면서 서울 등 대도시와 다름없는 교통혼잡과 체증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이다. 오폐수 발생량 증가로 하수처리시설과 쓰레기 처리 수용력도 한계에 이른지 오래다.  

인구가 늘면 그에 맞는 정주여건과 질 좋은 일자리 조성 등 인프라 구축이 뒤따라야 한다. 도민 삶의 질이 이전보다 되레 악화된다면 인구 증가는 결코 축복이 될 수 없다. 자칫 도민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제주이주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대응해 10년, 20년 앞을 내다본 중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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