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수십년간 서귀포칼호텔 부지내 공공도로 사유화로 도민사회의 지탄을 받는 가운데 이번에는 최고급 휴양 리조트 '비오토피아'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공공도로 일부 구간을 막고 출입을 통제하면서다. 게다가 시민의 재산인 공공도로가 사유화되고 있는데도 정작 서귀포시는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행정 불신을 키우고 있다.  

본보가 최근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비오토피아'를 확인한 결과 진입로에 관리실과 차단기를 설치하고 출입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다. 관리 직원들은 차량과 보행자들의 방문증과 출입 목적을 일일이 확인했다. 진입로 인근 다른 도로 역시 화분으로 막아 놓았다. 외부인들의 진입로 출입은 안쪽에 조성된 박물관 등 시설물 유료 이용자들에게만 셔틀버스를 통해 허용된다. 특히 박물관 홈페이지에는 '비오토피아 단지는 개인주택단지로 단지내 자유통행은 절대 금지'라고 안내하고 있다. 

문제는 비오토피아가 개인도로처럼 이용하고 있는 도로가 사실은 공공도로라는 것이다. 진입로부터 박물관과 레스토랑 등이 있는 비오토피아까지 이어지는 5108.9㎡의 도로는 국가 소유의 국도다. 또 진입로 주변 1만388.6㎡의 도로는 제주도가 소유하고 있는 지방도다. 2006년 비오토피아 타운하우스 대지 조성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사업자가 기부채납 했다. 엄연한 공공도로임에도 비오토피아는 십수년간 사유지처럼 시민들 출입을 막으면서 공공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비오토피아 관리 관계자는 "일부 방문자가 거주자들의 차량에 올라가거나 리조트로 들어가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공도로는 공공재로서 특정인이나 집단의 이해에 반한다고 막거나 제한할 수 없다. 서귀포시는 현장 확인 등을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서둘러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민들의 공익에 무관심한 늑장행정이란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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