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화물을 이용한 농산물 출하는 신선도 때문이다. 특히 상품의 신선도 유지가 중요한 채소나 과일은 해상보다 시간적으로 훨씬 빠른 항공수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제주산 감귤이나 무·배추·당근·브로콜리 등 채소류도 상당부분 항공편으로 도외 반출된다. 그런데 제주공항의 열악한 화물검색 시스템으로 신속한 농산물 수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최근 대한항공의 화물운임 인상까지 겹치면서 농민들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제주산 하우스감귤 등 신선도 유지가 중요한 농산물들은 팔레트 랩핑 포장 후 항공화물로 출하하고 있다. 문제는 대한항공이 지난 10여년간 대포장 단위로 화물검색을 하던 보안시스템을 지난해 7월 중단하면서다. 화물 검사가 너무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지금은 팔레트 랩핑 포장을 해체하고 소포장 박스를 일일이 엑스레이로 개별 전수조사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시스템이 바뀌다보니 농산물 검색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물론 배송시간도 늦어지고 있다. 특히 제주산 농산물의 경우 특정시기에 출하가 집중되는데다 기상악화 등으로 항공기 결항 이후에는 검색 처리량 한계로 더욱 지연될 수밖에 없다. 대형유통매장과 도매시장 등의 납품 요청 시기나 경매시간을 지키지 못하면서 도내 농가들은 신뢰도 하락을 걱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랩핑을 해체하고 검색 후 다시 재포장하는 과정에서 농산물 훼손이나 포장박스 파손, 신선도 하락 등 품질 저하도 초래된다. 

공항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한 보안검색 강화는 당연하다. 그렇다고 해도 농산물 검색에 대한 마땅한 대안도 없이 시스템을 바꾼 것은 아쉬운 일이다. 안그래도 항공화물 운임이 줄줄이 오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제주농민들에게는 말그대로 엎친데 덮친격이다.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속수무책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안된다. 신속한 농산물 검색이 가능한 장비 및 시스템 확충에 농정당국과 제주공항공사, 항공사 등이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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