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는 노령사회의 어둔운 그늘을 반영한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학대받는 노인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14.22%로 고령사회에 진입한 제주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노인인구가 많아지면서 학대받는 노인들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 학대피해 노인을 치료하고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니 걱정스러운 일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노인학대 관련 신고 건수는 2014년 109건, 2015년 125건, 2016년 152건, 2017년도 208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실제 학대 사례는 2014년 69건, 2015년 72건, 2016년 81건, 2017년도 98건에 이른다. 무엇보다 노인학대 가해자 대부분이 가족이라니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도내에서 접수된 노인학대 222건 가운데 90%(200건)는 가정 내에서 발생했다. 피해노인들이 가족을 위해 밖으로 드러내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실제 학대 사례는 이보다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제주지역의 노인학대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지만 피해노인들을 위한 보호시설은 너무도 열악하다. 현재 도내 학대피해 노인들을 가해자들로부터 일정기간 격리해 보호·치료할 수 있는 전용쉼터는 제주시에 달랑 1곳 뿐이다. 이마저도 입소기간이 연 6개월 이내로 제한적인데다 공간적인 한계로 한번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도 4명에 불과하다. 결국 보호받고 갈 곳이 없는 학대피해 노인들은 학대 재발 위험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다시 가정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제주는 2025년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노인학대 역시 더욱 늘어날 것이다. 노인학대 예방과 근절을 위한 지자체와 사회의 더 큰 관심이 절실하다. 아울러 학대피해 노인들을 신속하고 적절히 구제할 수 있는 사회복지 안전망 확대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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