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살림살이에 맞벌이에 나서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10월 기준 도내 전체 부부 14만8000가구 가운데 맞벌이 가구는 9만1000가구로 61.7%에 달한다. 전국 최고인 것은 물론 전국평균(44.7%)보다 무려 17.1%포인트나 높다. 맞벌이 비중이 전국 두번째인 전남(55.3%)보다도 6.4%포인트가 높은 수치다. 특히 2016년(8만8000가구)보다 3000가구가 늘어나는 등 도내 맞벌이 가구는 해마다 많아지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도내 맞벌이 가구 상당수는 생계형 맞벌이라는 것이다. 최근 몇년간 개발 바람을 타고 도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주택 가격도 천정부지로 올라 은행 대출 등이 없이는 내 집 장만하기가 쉽지 않다. 늘어난 가계부채에 대출금리까지 오르다보니 부담은 더욱 커진다. 여기에 물가도 오르고 아이들 학원비 등 생활비는 자꾸 늘어만 가는데 정작 도민들의 소득은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4월 기준 제주지역의 5인 이상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급여는 245만원(세금공제 전)으로 전국 최하위였다. 전국평균(312만원)에  비하면 78% 수준에 불과하다. 또 국세청이 분석한 제주지역 근로소득자의 평균연봉 역시 2866만원으로 전국 최하위로, 전국평균(3360만원)보다 494만원이 낮았다. 결국 혼자 벌어서는 가계를 유지하기 힘들기에 부부가 함께 생업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6년 제주도의 경제성장률은 6.9%로 전국 1위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 중반대의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용률도 68.5%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다. 이렇게 외형상으로 제주경제는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다수 도민들의 삶은 팍팍하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다. 제주도정은 경제성장의 혜택을 도민들이 고루 누릴 수 있는 정책 마련에 보다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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