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개선되면서 가뭄이나 태풍 등 자연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받기 위한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NH농협손해보험 제주총국이 집계한 올해 8월 현재 제주지역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현황에 따르면 온주감귤은 3723건, 2077㏊로 지난 한해동안 가입한 1563건, 747㏊에 비해 건수로 138%, 면적으로는 178% 늘었다. 

또 원예시설도 7462건, 2671㏊로 작년 5418건, 1830㏊에 비해 각각 절반 가까이 증가했다. 이밖에 올해 처음 제주지역에서 시범품목에 포함된 메밀과 브로콜리에 대한 재해보험 가입도 진행되고 있다.이처럼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실적이 늘고 대상 또한 확대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정착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가입실적이 급증한 온주감귤의 경우만 하더라도 올해 재배면적과 비교하면 10%선에 그치고 있는데다 갈수록 재배면적이 늘고 있는 한라봉·천혜향 등 만감류는 아예 보험대상에서 제외돼 있다.여기에다 제주가 전국적으로 주산지인 당근, 월동무 등도 보험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유사시 농가 보호를 위한 재해보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다른 민간보험과 달리 보험료의 50%를 국가가, 35%를 제주도가 지원해 농가가 부담하는 보험료는 15%밖에 되지 않는데도 가입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태풍이나 가뭄, 폭염 등 자연재해가 점점 심해질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정부는 만감류, 당근, 월동무를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농작물재해보험 대상에 포함하는 등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농민들은 "나는 괜찮겠지" 하는 마음을 버리고 재해보험에 적극 가입,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