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23일 낮 제주시 연삼로 연미마을 입구 도로가 침수되자 경찰이 차량의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김대생 기자

서쪽 해상 근접후 시속 4㎞로 느려지며 체류 길어져 피해 키워
20대 관광객 실종·위미항 보강구조물 유실·정전 1만3000가구
학교 17곳 피해·침수 등 도로 통제...하늘길·바닷길 이틀째 통제

제19호 태풍 '솔릭'이 느린 속도로 강하게 제주를 강타하면서 곳곳에 크고 작은 생채기를 남겼다.

태풍 이동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지면서 제주에 오래 머물며 강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를 키웠다.

기상청은 당초 강한 중형급 태풍 솔릭이 23일 새벽 5~7시쯤 제주에 가장 근접해 제주 서쪽 100㎞ 해상을 지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태풍이 일본에서 제주를 지나 한반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북서진에서 북동진으로 방향을 바꾸는 시점에 제주가 위치해 이동속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22일 오후 3시 서귀포 남쪽 약 240㎞ 부근 해상에서 시간당 20㎞의 속도로 이동하던 태풍은 제주에 가장 근접한 23일 오전 6시 시속 16㎞로 더뎌지기 시작해 오전 9시 시속 7㎞, 정오에는 시속 4㎞로 느려졌다.

태풍이 예상보다 제주에 오래 머물면서 영향력도 커져 인명을 포함한 시설물 유실, 정전 등 피해가 속출했다.

22일 저녁 7시19분께 서귀포 소정방폭포에서 사진 촬영을 하던 관광객 2명이 파도에 휩쓸려 이중 20대 여성이 실종됐다.

또 서귀포시 위미항 방파제 보강구조물과 사석 90여t이 유실되고, 제주시 복합체육관 1·2층 천장이 파손됐다. 삼양2동 삼양1,2수원 상수도 도수관로가 파손돼 복구작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제주시 종합경기장 서측과 연동·도남지역에서 하수역류 피해가 발생했고, 주요 도로 신호등 43개, 가로수 77그루가 비바람을 버티지 못해 고장나거나 쓰러졌다.

제주시 삼양소규모노인종합센터 옥상 태양광판이 강풍에 아래로 떨어지면서 전신주가 부러지고 인근 주택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 권 기자

제주시 삼양소규모노인종합센터 옥상 태양광판이 강풍에 아래로 떨어지면서 전신주가 부러지고 인근 주택을 덮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서귀포시 강정포구와 제주시 김녕항에서는 정박중인 레저보트 2대가 전복됐다.

23일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서귀포시 천지동 한 마트 간판이 파손됐다.
23일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중앙간이분리대가 파손됐다.

이밖에 연삼로 연미마을 입구 도로가 침수되고 하천 토천 범람으로 연북로 일부 구간 도로가 침수돼 한때 통제되는가 하면 도심지 간판이 강풍에 떨어지고 도로 중앙간이분리대가 파손되는 피해가 잇따랐다.

제19호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23일 안덕중학교에 있는 나무가 부러지면서 벤치를 덮쳤다.

태풍 북상으로 도내 학교들은 23일 하루 휴업에 들어갔다.

제주제일중 지붕의 마감재가 강풍에 떨어져나가 인근 주택과 차량을 덮치면서 피해가 발생했고, 제주영지학교는 울타리가 파손되고 일부 교실이 침수되는 등 23일 낮 12시 현재 17개 학교가 도교육청에 피해를 보고했다.

정전 피해도 발생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22일 밤부터 23일 오후 3시까지 제주시 한경·조천·구좌 일부와 삼양, 서귀포시 안덕·대정·표선일부, 중문동 등 1만3004가구에 정전이 발생해 이중 7759가구는 복구 완료되고 나머지는 복구중이다.

제19호 태풍 '솔릭'이 제주를 강타한 23일 제주국제공항에는 모든 항공편이 결항했음에도 불구 항공권을 구하기 위해 도민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김용현 기자

하늘길과 바닷길은 이틀째 전면 통제됐다.

제주공항 항공편 운항은 이틀째 마비돼 23일 490편(국내 출·도착 452편, 국제 출도착 38편)이 결항됐다. 바닷길은 22일에 이어 23일도 대·소형 여객선과 도항선 운항이 모두 통제된 상태다.

한라산에 이어 산방산 진입도로가 낙석 피해로, 월정·사계·탑동 해안도로는 월파로 인해 통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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