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제주시 거로마을 입구 도로에서 봉개매립장 쓰레기 침출수 유출 사고가 발생, 제주시가 굴삭기 등을 투입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소진 기자

거로마을 입구 인근 전용관로 터져…이틀째 원인조사 중
민원인 "태풍 온 후 25일께 물 흐르고 악취…27일 신고"
2015~2016년에도 유출사고…사전 점검에도 사고 '지적'

제주시 거로마을 입구 인근 골목의 관로에서 봉개매립장 쓰레기 침출수가 유출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인근 기업체에 근무하는 고모씨(47)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인근 지역에서 침출수 유출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씨는 "지난 주말 출근했는데 악취 섞인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며 "지대가 낮은 지역이라 비가 크게 오면 물이 넘치기도 하는데 이날은 악취가 섞여있어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풍 '솔릭' 때문에 넘친 것으로 여겼다가 비가 그친 27일에도 역한 냄새가 지속되자 신고했다"고 밝혔다.

신고를 받고 현장을 찾은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 등 관련부서는 지난 27일 오전 11시부터 점검에 나섰지만 이틀째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27일에는 유출된 침출수를 빼내는 준설작업을 하는 동시에 카메라를 이용해 관로 속을 모니터링 하려고 했지만 유속이 너무 빨라 불가능했다.

이에 28일 오전 8시부터는 준설차 2대, 굴삭기 1대, 덤프차 1대 등의 대형장비를 투입해 아스팔트를 파내고 침출수 유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당초 관로를 잇는 연결 부분에서 침출수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6m 가량 파고 작업했지만 결국 찾지 못해 이날 4시 현재 작업 규모를 30m로 확대했다.

하지만 여전히 침출수 유출 위치를 찾지 못해 원인조사 및 복구공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시가 하수처리장으로 연계 처리하는 침출수 전용관로와 가압펌프장을 대상으로 집중호우에 의한 침출수 유출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집중점검 및 준설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음에도 이같이 사고가 발생한 점이다.

앞서 관로에 누적된 침출수 슬러지가 집중호우로 침출수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해 맨홀 유출사고가 2015년 3회, 2016년 2회 발생했다.

이에 2016년 5월 음식물탈리액 유분분리기 설치, 2년 여간 유출이 없었다가 이날 사고가 발생했다.

더구나 침출수가 인근 밭으로 대거 유입돼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밭주인인 강모씨(65)는 "역겨운 냄새의 침출수가 밭으로 들어왔다"며 "현재 고추 작황에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2015~2016년에는 맨홀에서 침출수가 넘쳐 준설작업으로 해결됐지만 이번 사고는 원인을 찾지 못해 어려운 상황"이라며 "밤을 새서라도 복구공사를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이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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