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읍민속마을 초가.

도내 곳곳에서 만나는 제주초가

성읍민속마을.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아직도 제주의 초가를 만날수 있는 곳은 도내 곳곳에 남아있다.

중산간 도로인 1163호선과 번영로가 통과하는 표선면 성읍리에 위치한 성읍민속마을이 대표적이다.

1984년 마을 전체가 국가지정 중요민속문화재 제188호로 지정돼 현재도 390여채의 제주 전통초가가 남아 있다.

옛 제주 마을의 모습이 그대로 유지돼 있는 곳으로, 다른 민속촌들과 다르게 마을 내에 사람들이 실제 거주하고 있다는 점이 큰 특색이다.

성읍마을은 조선 세종 5년(1423년)에 정의현청이 성산읍 고성리에서 이곳으로 옮겨온 후 1914년 군현제가 폐지될 때까지 500여년간 현청이 있었던 유서깊은 마을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문화유산들이 남아 있다.

성 안의 가옥은 110호에 달했고, 성 밖으로도 초가를 비롯한 많은 가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람들로 늘 붐비는 곳이었다.

큰 길의 양옆과 골목안 제주 초가의 다양한 형태를 살펴볼 수 있고, 오랜 살림살이와 농기구 속에서는 선인들의 생활모습이 생생히 드러난다.

특히 다수의 가옥이 보존가옥으로 지정됐다.

조일훈 가옥(중요민속자료 제68호), 고평오 가옥(중요민속자료 제69호), 이영숙 가옥(중요민속

자료 제70호), 한봉일 가옥(중요민속자료 제71호), 고상은 가옥(중요민속자료 제72호) 등 5가옥

14채에 달한다. 제주 민속문화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일 뿐만 아니라 제주인들의 삶의 자취도 살펴볼 수 있다.

또 제주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정의향교, 일관헌 등과 함께 천연기념물 제161호로 지정된 느티나무 팽나무 아래서 운치를 느낄 수 있다. 마을에서는전통 민박을 운영해 문화유산과 공존하며 살아가는마을 주민들의 삶을 느껴볼 수도 있도록 했다.

서귀포시 표선면 민속해안로에는 100여채에 달하는 다양한 제주도 전통 초가들이 모여있는 제주민속촌이 있다.

현무암 돌담을 따라 초가들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게 배치돼 있다. 조선말인 1890년대를 제주 전래의 민속자료들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제주다운 곳으로 꼽힌다.

특히 경칩에는 이곳에서 묵은 이엉을 걷어내고 새로 만든 이엉을 이는 초가 단장 작업을 볼 수 있다.

띠로 엮은 이엉을 골고루 펴서 지붕을 덮고 나서, 제주의 강한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마을 아낙네들이 띠로 엮은 집줄로 단단히 붙들어 맨다.이처럼 지붕을 새로 단장하는 것은 제주사람들의봄 맞이 행사이기도 했다.

박물관에서도 제주초가를 만날 수 있다.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민속전시실로,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로 나눠 초가에서 살아온 제주사람들의 관혼상제와 생활 풍습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있는 곳이다.

제1전시실은 1~2층 중층으로 이뤄져 대부분 초가에 살아왔던 제주사람들의 일생을 조망했다.

대형 제주초가를 시작으로 갈옷과 등잔걸이 등조명기구, 베틀 명주틀 등 직조기구를 사용해 삼베와 무명을 생산하는 모습, 혼례, 칠머리당영등굿 등 2000여점의 민속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옛 제주사람들의 생활모습을 볼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자, 제주의 민속이 집약된 공간이다.

야외 전시장에는 초가와 함께 했던 제주 전래 화장실인 돗통시 등을 볼 수 있다.

곡식을 도정했던 연자매와 돌방에, 맷돌 등 돌을 가공한 생활용구와 석구, 화로, 도구리, 신앙생활용구 등 100여점이 전시돼 있다. 김봉철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