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읍 고내리유적 출토 깊은 바리

국립제주박물관 19일부터 기획특별전 '탐라耽羅' 개최

바다를 통한 외부세계와의 활발한 교류로 해상왕국을 이뤘던 '탐라'의 역사와 문화, 탐라 사람들의 생활을 살펴보는 특별한 전시가 마련된다.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종만)은 오는 19일부터 11월 4일까지 탐라문화를 소개하는 첫 특별전 '탐라(耽羅)'를 개최한다. 해양교류를 펼치며 고대사의 한 축을 담당했던 고대 탐라를 조명하면서 제주의 독특한 섬 문화도 이해할 수 있는 전시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섬을 의미하는 '탐(耽)'과 나라를 의미하는 '라(羅)'가 합쳐진 탐라는 3세기부터 12세기 초반까지 약 1000년간 존재했던 고대 정치체다.

이름처럼 섬나라 탐라는 섬이 갖고 있는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주변과 부단히 교류하며 고대사회로 진입했다. 한반도 삼국과의 교섭은 물론 멀리 일본과 당에도 사신을 파견해 독립적인 외교를 펼친 작지만 힘 있는 나라였다.

제주시 용담동무덤 출토 철제 장검

화려한 역사는 고려시대에 들어 '제주(濟州)'로 바뀌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탐라 건국신화를 비롯한 명맥은 지금까지 이어져 제주인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쳐왔다.

이번 특별전은 3부로 나눠 탐라 관련 역사서와 탐라사람들의 생활도구, 지배자의 권위를 보여주는 위세품, 시대별로 교역했던 물품 등 400여점의 문화재를 소개한다.

1부 '섬나라 탐라'에서는 탐라의 어원과 사회 구조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각종 역사서를 통해 탐라사회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탐라 등장 이전의 대외 교역품 등 섬의 오랜 해양교류 역사를 소개한다.

2부 '탐라, 고대사회로 나아가다'는 3~4세기부터 체계를 잡아가는 탐라사회의 모습과 탐라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펼쳐진다. 

지배자의 존재를 보여주는 용담동무덤과 철기부장품, 탐라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각종 생활유물, 신앙세계를 보여주는 제사유적 출토품과 의례용품을 전시한다. 

3부 '탐라의 해양교류'에서는 활발했던 주변지역과의 해양교류를 소개한다. 

마한 지역과 통일신라로부터 들어온 토기·금속제품·중국 도자기 외에도 일본과의 교류를 보여주는 기록·특산물 등을 전시해 탐라 해양교류의 국제적 면모를 조명한다.

특히 전시에서는 용담동 무덤유적에서 출토된 철제 부장품과 같은 시기 영남지역 수장급 무덤에서 출토된 철기 부장품을 함께 전시해 탐라 지배자의 위상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나주 신촌리무덤에서 출토된 금동관(국보 제295호)과 은제 관 꾸미개도 함께 전시해 탐라와 삼국의 교섭관계를 비교해 볼 수 있다.

한편 특별전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어린이, 학교연계, 청소년, 성인 등을 대상으로 감상, 체험, 유적지 현장답사와 강연, 갤러리 토크 등 9개 프로그램이 운영돼 전시 이해를 돕는다. 문의=720-8102.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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