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위원장, 20일 백두산 등반..한라산 재현 가능성 초미 관심
'우리 강산' '평화의 섬' 상징성 한라산 물 합수…현장·외신기자 질문 긍정 답변

[평양=평양공동취재단·고미 기자]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은 이미 시작됐다.

평양 방문 이틀차인 지난 19일 5·1경기장에서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대규모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연설은 바로 현실로 옮겨졌다.

20일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을 함께 올랐다. 남은 '한라까지'의 약속이 성사될 지가 최대 관심사가 됐다.

이번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서 '백두에서 한라까지'는 여러 차례 언급됐다.

연설에 앞서 문 대통령은 18일 만찬장에서 "김 위원장 내외의 건강과, 백두에서 한라까지 남북 8000만 겨레 모두의 하나 됨을 위하여"라는 건배사를 남겼다.

백두산 현지에서의 분위기 역시 '제주행'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는 리설주 여사의 언급에 김정숙 여사가 미리 준비한 '한라산 물'을 천지에 붓고 '백두산 물'을 담아오는 합수로 답했다.

현장에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한라산 방문을 제안했고 문 대통령이 "어제, 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답해야겠다"고 말하는 등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메인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 방한 때 남북 정상이 함께 한라산을 가는 것은 어떠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매우 좋은 아이디어다. 참고하겠다"고 답한 것 역시 긍정적으로 풀이되고 있다.

'평화의 섬'이라는 상징성에 더해 제주는 1999년부터 12년간 제주 감귤을 북한에 공급하는 '비타민C 외교'로 남과 북의 가교 역할을 했었다.

김 위원장 남매 생모 고용희의 아버지인 고경택이 제주 출신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4년에는 김 위원장 남매의 외가 가족묘지가 제주에 있다는 사실이 세간의 화제가 되는 등 제주와 남다른 인연도 가지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도 지난 19일 성명을 통해 "김 위원장이 약속한 서울 방문 시 평화의 섬 제주의 한라산 방문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겨레가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도민과 함께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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