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평균 은퇴 연령은 53세에 그치고 있는 반면 OECD 국가 중 노인빈곤율은 11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고령층의 노후는 고달프기 그지 없다. 특히 고령층이 보유한 자산의 80% 이상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데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마저 미비, 노후생활자금을 마련하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고령층이 노후 생활자금 대출을 이용할 경우 매월 이자를 내야 하는 부담을 해소해주기 위해 주택연금 제도를 도입, 운용하고 있다. 주택연금은 부부 중 1명이 만 60세 이상, 부부 기준 9억원 이하 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하되 9억원 초과 2주택자는 3년 이내 1주택을 팔면 가입이 가능하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07년 주택연금 출시 이후 올해 8월말 현재 전국적으로 5만6480명이 가입돼 있다. 부부 중 연소자 기준으로 평균 연령이 72세에 평균 월 지급금은 100만원, 평균 주택가격은 2억9000만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처럼 소유권은 본인이 가지면서 한 달 평균 100만원씩 지급받아 노후생활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주택연금은 그러나 제주지역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집계 결과 제주도내 누적 가입자는 올해 8월말 현재 136명으로 전국의 0.3%에 그치고 있다. 평균 연령 73세, 평균 주택가격 2억3000만원에 평균 월 지급금은 83만원으로 전국 평균에 비해 조금 낮은 편이다.

도내 주택연금 가입 실적이 저조한 것은 아직도 집 한 칸은 자식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인식이 남아 있고 자식들 또한 상속을 원하는 경향이 짙은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집을 한 채 갖고 있더라도 다른 소득원이 없으면 하우스 푸어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 정부는 주택연금 가입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꾸준히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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