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계 개편후 모슬포남항 등 7곳 장소 변경
"여름철과 겨울철 힘들다"…화장실 이용 불편도

모슬포남항에서 25년째 버스기사를 하고 있는 김모씨는 항상 버스에 우산을 챙겨 둔다. 비가 오는 날 화장실을 가려면 한참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모씨는 "가까운 곳에 화장실이 없어 150여m 떨어진 운진항 매표소 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대중교통체계가 개편되면서 제주도 회차지 45곳 가운데 공간확보 등의 이유로 모슬포남항, 성산포항, 공천포전지훈련센터, 별빛누리공원 회차지 등 7곳이 새로운 자리로 옮겼다.

하지만 새로운 자리로 옮기면서 화장실이나 휴게실 등 편의시설은 아직 미흡한 곳이 있었다.

12일 모슬포남항 회차지. 출발 시간에 맞춰 승객을 기다리고 있는 버스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었다. 주차된 버스들 바로 옆 노상에 철제 의자 몇 개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주위 나뭇가지에는 쓰레기봉투가 걸려 있었다. 비나 바람에 그대로 노출된 이곳이 유일하게 기사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었다. 

버스기사 박모씨는 "여름이나 겨울철에 쉴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이 없어 힘이 든다"며 "버스에서 장시간 에어컨이나 히터를 틀수도 없어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버스기사들이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서 안전운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기본 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회차지에 대해서는 컨테이너나 간이화장실 마련 등을 검토해나가고 있다"며 "내년 예산에 반영해 편의시설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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